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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된 첼시 마방진…두 수 앞 내다본 무리뉴


입력 2014.04.23 06:46 수정 2014.04.23 11:0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수비 라인 두텁게 만들어 의도대로 무실점 경기

주말 리버풀전 염두에 두고 선수들 체력도 비축

무리뉴 감독의 1차전 목표는 무실점과 체력 비축이었다. ⓒ 게티이미지

첼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득점 없이 1차전을 마쳤다. 그리고 조제 무리뉴 감독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깔렸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첼시가 23일(이하 한국시각), 빈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4강 원정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득점 없이 비긴 양 팀은 다음달 1일 첼시의 홈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2차전을 갖는다.

이날 경기는 사실상 무리뉴 감독에 의해 좌지우지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홈 이점을 살려 69%-31%이라는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기록했고 슈팅 숫자에서도 첼시보다 5배나 많은 25개를 퍼부었지만 득점은 제로였다.

반면, 첼시는 90분 내내 수비 일변도로 경기에 임했다. 공격에 대한 의지는 없어보였고, 특히 패스 성공률이 63%에 그칠 정도로 경기력마저 엉망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득을 가져간 쪽은 첼시였다.

사실 무리뉴 감독 입장에서는 공격 맞불 작전을 내놓기가 상당이 부담스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1차전 후 펼쳐질 2경기에 올 시즌 첼시 농사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먼저 첼시는 오는 27일 리버풀과 리그 원정경기를 갖는다. 승점 5점 차로 벌어져 사실상 우승이 어려워졌지만, 만약 승리를 따낸다면 기적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 이번 1차전에서 공격을 지양한 이유도 주말 리버풀전을 겨냥한 체력 비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무리뉴 감독은 아직 리그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또한 수비가 단단하고 역습이 뛰어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무리하게 공격을 펼쳤다가는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수 있었다. 난타전은 변수 발생을 최소화하고픈 무리뉴 감독의 의도와 맞지 않는다. 무리뉴 감독이 예상한 승부처는 2차전이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이날 첼시의 수비 전술이다. 마치 마방진을 보듯 첼시 선수들의 계산된 수비 라인은 경기 내내 유기적으로 움직였고 흠 잡을 곳 하나 없었다.

무리뉴 감독은 포백라인을 페널티박스 바로 앞으로 전진시키는 대신 이들 수비형 미드필더들을 아래로 내려 수비벽을 두텁게 만들었다. 특히 윌리안-다비드 루이즈-하미레즈로 구성된 미드필더진이 예술이었다. 윌리안과 하미레즈는 마치 풀백 수비수를 연상시켰으며 전술의 핵심이었던 다비드 루이즈는 상대 스트라이커 디에고 코스타를 전담마크하며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미드필더들이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육탄방어에 나서자 수비수들은 보다 집중력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일렬로 늘어선 포백라인은 오프사이드를 4개나 유도해냈고, 답답함을 느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은 후반 들어 크로스에만 의지하는 단조로운 전술로 바뀌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은 물론 주말 리버풀전까지 두 수 앞을 내다본 무리뉴 감독의 예상이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물론 예기치 못한 변수도 발생했다. 바로 수비의 핵인 페트르 체흐 골키퍼와 존 테리의 부상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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