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김황식, 상호 비판 잠시 접고 박원순 때리기
김황식 "복지이벤트 남발하면 재원확보 대책 없다"
정몽준 "용산재개발 관심 있는 척 해도 마음 없어"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정몽준-김황식 후보가 서로를 향했던 칼끝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로 일제히 돌렸다.
내부적으로 ‘네거티브 자제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과열된 경선 분위기를 가다듬고, 동시에 외부적으로는 본선 경쟁 상대인 박 시장을 상대로 경쟁력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황식 “박원순, 선심성 복지이벤트 남발하면서 재원확보 대책 마련하지 않아”
김황식 후보는 7일 여의도에 마련된 선거사무실에서 제3차 공약 ‘건강하고 따뜻한 서울’을 빌표하면서 “박 시장 취임 후 서울시에 복지는 사라지고 이벤트만 남았다”며 박 시장의 복지정책을 정조준했다.
김 후보는 “각종 일회적 선심성 복지이벤트를 남발하고, 재원확보 대책은 마련되지 않아 빚을 내서 복지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런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복지사각지대는 여전히 방치돼 있고, 사회복지 인프라와 행정체계는 혼란과 비효율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돌고래 ‘제돌이’의 방류 사업에 서울시 예산 7억5100만원이 들어간 점을 거론하며 “동물복지도 중요하고 가치가 있지만, 그 돈을 사람 중심의 복지에 쓴다면 적은 돈이 아니다”며 “환경론자 입장에서는 더 큰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하지만 정말 우리 사회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 취약계층이 더 우선”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어 △생명이 존중되는 건강한 서울 △여성행복 다섯 손가락 약속 △어르신이 건강하고 보람 있는 서울 △그늘 없는 꼼꼼한 복지 서울 △몸과 마음이 즐거운 서울 등 5대 분야를 제시하면서 “복지와 건강 등 시민의 생활을 기본부터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에는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사업지구를 방문해 박 시장의 뉴타운 출구전략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오세훈 전 시장 때 초고층 재건축 지역으로 지정됐으나, 박 시장 취임 뒤 유보된 곳이다.
김 후보는 “뉴타운과 재개발 정책 등에서 각종 자의적인 ‘서랍 속 규제’때문에 인허가 절차가 지연돼 시민이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를 받았다”며 “박 시장의 뉴타운 출구 전략이 시민 사이에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몽준 “박원순, 용산재개발에 관심 있는 척 하지만 마음에는 없는 이야기”
정몽준 후보는 용산 재개발 사업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고, 박 시장이 서울시를 발전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시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정 후보는 6일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용산재개발사업과 관련, 박 시장이 최근 공터로 남아있는 철도정비창 부지와 주거·상업 지역인 서부이촌동 지역을 분리해 맞춤형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말바꾸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 시장은 계속 ‘용산재개발사업이 되겠는가’라며 투자 가치를 훼손해오는데 앞장서 왔다”며 “최근 들어 용산 개발에 관심을 두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마음에 없는 이야기일 뿐이고,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박 시장의 말바꾸기’에 대한 근거로 지난 6개월간 박 시장의 발언이 담긴 자료를 제시한 뒤 “책임자가 앞장서서 (투자가치를) 훼손하니까 사업이 좌초될 수밖에 없다. 본인의 말이 사업에 영향을 주는데 마치 남의 일 얘기하듯 한다”고 주장했다.
세빛둥둥섬에 대해서도 “공사 공정이 95%인데도 서울시에서 시장이 바뀌면서 감사를 해서 총체적 부실, 흉물로 만들어 관련 공무원도 납득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다른 용도라면 모르지만 2년반 동안 방치한 것 밖에 한 게 없다”고 날을 세웠다.
정 후보는 또 “큰 조직에 있는 분들이 정말 큰 조직을 이끌어 가는지, (아니면) 책임자로 그 자리를 즐기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며 박 시장이 오히려 시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과거 뚝섬 경마장에서 3~4등을 하던 말 한 마리가 기수가 떨어진 이후에 오히려 마지막 직선코스에서 1등으로 골인한 이야기를 꺼내들며 “내가 과연 여기서 도움인가 부담인가, 많은 책임자들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조직을 지휘)하고,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하면 항상 겸손하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말을 조직에, 기수를 책임자로 비유하면서 조직에 부담만 주는 책임자는 오히려 해가 된다고 꼬집은 것이다.
반격 나선 박원순 “콘테이너가 중요한 게 아니라 콘텐츠가 중요하다”
한편 박 시장은 정 의원의 세빛둥둥섬 지적과 관련, 한 종편프로그램에 출연해 “도전자 입장에서 시정을 비판하고 제안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사실에 근거한 비판과 제안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세빛둥둥섬에 대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지적이 있었는가”라며 “지금 세빛둥둥섬은 (지적받은 부분을 고치고) 주관사와 정상화에 대한 합의를 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전 시장이 시작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도 말이 많았지만 간송미술관의 국보급 작품을 전시하면서 중앙박물관에 버금가는 공간이 되지 않았는가”라면서 “콘테이너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 걸 그렇게 공격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