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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0명 중 1명 “병원 진료 중 ‘성희롱’ 느껴”


입력 2014.04.07 11:55 수정 2014.04.07 11:56        김유연 인턴기자

공감 조사 결과, 성적 불쾌감 진료과목 1위 내과(50.8%)

공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병원 진료를 받던 여성환자 10명 중 1명이상이 성희롱 등 성적 불쾌감을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자료사진)'공익인권법재단 공감' 홈페이지 화면캡처
병원 진료를 받던 여성환자 10명 중 1명 이상이 성희롱 등 성적 불쾌감을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7일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진료 과정의 성희롱 예방 기준 실태조사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의료기관을 이용한 여성 1000명 중 11.8%에 해당하는 118명이 성희롱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의료 과정의 성희롱과 관련한 실태 분석 보고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감은 19~59세 성인 여성 1000명에게 최근 5년 내 진료과정 중 성적 불쾌감 등 경험 여부, 성희롱 상황에 대한 대응 방법 등을 물었다. 조사 대상자 중 성희롱을 겪었다고 답한 이들에게 구체적 경험을 물은 결과(이하 중복응답) 총 255건의 성희롱 사례가 집계됐다.

구체적인 사례 중 ‘프라이버시가 보호되지 않는 공간에서 진찰 또는 검사를 위해 옷을 벗거나 갈아입은 것’이 4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료인(또는 의료기사)이 외모나 신체 등에 대해 성적인 표현을 했다’가 30건, ‘진료와 관계없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상태에서 성생활이나 성경험을 물었다’는 25건, ‘진료와 관계없이 성적으로 신체를 만지거나 접촉했다’는 23건, ‘성생활이나 성적 취향에 대한 불필요한 언급을 했다’도 23건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성폭행을 당했거나 성폭행 당할 뻔 했다’는 답변도 2건 있었다.

성적 불쾌감을 가장 많이 느낀 진료과목 1위는 내과(50.8%)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산부인과(45.8%), 정형외과(24.6%), 한의원(21.2%), 치과(20.3%)가 뒤를 이었다.

반면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의사와 환자 간 의견의 차이가 드러났다.

의사 135명과 한의사 65명 등 의료인 2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빈번한 성희롱 상황으로 ‘환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진찰을 할 때 학생 등 제 3자를 참관시키는 것’을 1위로 꼽았다.

또 의사들은 성희롱 등의 상황이 가장 잦게 발생할 것 같은 진료과목으로 산부인과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비뇨기과, 성형외과 등 의 순으로 나타나 환자들의 응답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진료 시 밀폐된 곳에 환자와 의사만 있는 경우가 많아 성희롱 발생 가능성이 크지만 성희롱 여부 판단을 위한 지식과 입증이 부족하다. 또한 의사와 환자 간 비대칭적 권력 관계 등으로 인해 문제 제기가 어려운 점을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개선 방안으로는 관련 징계 규정 마련, 윤리 교육 강화, 진료 지침 마련, 정부의 정기적 실태조사 등을 제안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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