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광저우에 1-0 승 ‘무례한 강자에 응징’
ACL G조 4차전서 레오나르도 결승골
1차전 석연찮은 오심 논란 시원한 설욕
무례한 강자에게는 실력으로 응징하는 것이 역시 최선의 복수였다.
K리그 클래식의 자존심 전북 현대가 중국 최고 클럽을 자부하는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격파하고 원정 패배를 설욕했다.
전북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G조 4차전 홈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를 1-0으로 제압했다. 정혁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후반 30분 터진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의 결승골을 터뜨리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2승1무1패(승점7)를 기록하며 광저우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2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는 단순히 전북과 광저우의 대결만이 아니라 K리그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였다. 전북은 지난달 18일 광저우에서 석연찮은 오심으로 정당한 골이 무산 당하는 불이익을 당한 끝에 1-3 패했다. 여론은 들끓었고 최강희 감독도 패배는 받아들였지만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더구나 국내 축구팬들을 격분하게 만든 것은 단지 경기 결과만이 아니었다.
ACL 조별리그에서 벌써 전북과 3년째 맞붙는 광저우는 구단과 감독, 서포터즈, 자국 기자단에 이르기까지 번번이 상식 밖의 기행과 예의 없는 태도로 물의를 빚어왔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2년 연속 전북 원정경기를 앞두고 약속된 기자회견에 일방적으로 불참하고도 사과 한마디 없었다.
자연스럽게 광저우와의 재대결을 앞둔 전북 선수들의 전의는 불타오를 수밖에 없었다. 최강희 감독은 “내용도 필요 없다. 무조건 승리만이 있을 뿐”이라며 다른 어떤 경기일정보다 광저우전에 대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이날 전북의 전술적 승부수는 트레이드마크인 ‘닥공’이 아니라 압박이었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 광저우를 상대로 1차전에서 중원대결에 밀렸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홈경기에서는 수비와 미드필드 라인의 간격을 끌어올린 전방위 압박을 한층 강화했다. 광저우전을 대비해 아껴놓은 김남일-정혁의 더블스토퍼 기용이 효과를 발휘했고, 측면에서는 광저우 풀백들의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대부분 잘 차단했다.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던 후반 21분 미드필더 정혁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일순간 흐름이 광저우 쪽으로 넘어가는 듯 했지만, 위기로 기회로 만든 것은 바로 집중력이었다.
체력적인 문제가 약점으로 지목되며 그동안 후반 조커로 더 중용되던 레오나르드의 결승골이 터진 것은 후반 31분이었다. 이재성이 문전으로 띄워준 볼을 빠르게 빈 공간으로 쇄도한 레오나르도가 오른발 논스톱 발리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레오나르도는 이날 결승골뿐만 아니라 좌우 진영을 폭넓게 스위칭하며 공격과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왕성한 활동량을 과시했다.
정혁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에도 수비라인을 끌어내리거나 소극적인 선수교체를 단행하지 않고 끝까지 공격적인 의지를 드러낸 최강희 감독의 승부수도 값진 승리를 건져올린 밑거름이었다. 1차전의 광저우와 달리, 전북은 홈경기에서 충분한 승자의 자격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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