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vs뮌헨]‘계륵 펠라이니’ 깊어지는 모예스 한숨
수비에서 공격 이어지는 가교 역할에 어려움
상대 수비 분산 효과로 인해 교체시키지도 못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디펜딩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선전을 펼쳤지만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됐다.
맨유는 2일(이하 한국시각),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8강 홈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맨유는 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의 벼락같은 헤딩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불과 9분 뒤, 마리오 만주키치의 헤딩 패스를 이어받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많은 전문가들이 맨유의 절대 열세를 점쳤지만 막상 경기는 대등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특히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수비 라인을 깊숙이 내렸고, 철저하게 방어 위주의 전술을 주문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로 인해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던 뮌헨은 전반 끝날 무렵 제풀에 지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후반 들어 양 팀의 경기력은 대등한 양상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모예스 감독에게 깊은 고민이 생겼다. 바로 애제자이자 올 시즌 에버턴에서 함께 건너온 마루앙 펠라이니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94cm의 장신 미드필더 펠라이니는 탁월한 신체조건을 앞세워 공중볼 다툼에 상당히 강한 면모를 보이는 선수다. 여기에 대인마크와 태클 등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재능은 모두 갖추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지난 시즌에는 공격수로 변신하는 등 다재다능함을 선보이기도 했다.
따라서 맨유는 올 시즌 2750만 파운드(약 470억 원)의 거금을 들여 모예스 감독에게 선물을 안겼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펠라이니는 에버턴 시절 보여줬던 자신의 장점을 모두 잃은 모습이다. 급기야 약점으로 지적됐던 느슨한 정신력은 매 경기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리고 펠라이니는 이번 뮌헨전에서 자신이 왜 계륵으로 전락했는지 부진한 경기력으로 설명했다.
라이언 긱스, 마이클 캐릭과 함께 중원에 배치된 펠라이니의 임무는 단순했다. 당초 볼 다툼에서 밀릴 것으로 예상한 모예스 감독은 롱패스에 이은 역습 한 방을 공격 무기로 들고 나왔다.
따라서 펠라이니가 받은 임무는 후방에서 찔러주는 패스를 받아 전방의 웨인 루니, 데니 웰벡에게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이었다. 하지만 자신보다 신장이 작은 슈바인스타이거, 필립 람의 압박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고, 급기야 잇따른 패스 미스로 맨유 공격의 흐름을 끊어버리고 말았다.
그렇다고 모예스 감독이 펠라이니를 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의 존재감만으로 뮌헨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아 수비를 분산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펠라이니가 받은 역할의 비중이 상당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분명 득보다 실이 큰 경기운영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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