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기초선거 공천폐지, 약속 못지켜 사과"
<교섭단체 대표연설>"선거혼탁과 지역사회 혼란 빠뜨리는 게 책임방기"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와 관련,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4월 임시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에서 기초공천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과의 약속은 천금과도 같은 것인데 이 약속을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하지만 우리는 잘못된 약속에 얽매이기 보다는 국민께 겸허히 용서를 구하고 잘못은 바로잡는 것이 더 용기 있고,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했다”며 “(정당공천 폐지를 통해) 수많은 후보들이 난립해서 선거를 혼탁하게 하고, 지역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책임 방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당은 후보 선출과정에서 후보자의 기본적인 자질을 검증하기 때문에 공천은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자질과 도덕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면서 “우리 새누리당은 더 큰 죄를 짓지 않기 위해 기초선거 공천을 포기할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원내대표는 특히 “우리는 상향식 공천으로 국민께 공천권을 돌려드리기로 했다. 공천에서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돈공천 시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깨끗한 공천 관리를 약속했다.
그는 “만약 경선과정에서 금품수수 등의 부정이 한 번이라도 적발되면 그 후보는 영구히 당직이나 새누리당의 공직선거 후보로 나서지 못하도록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또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해 “우리에게 약속을 파기했다며 맹비난을 퍼붓던 야당은 내부에서조차 공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당의 공동 대표들은 내천 후보자들을 지원하며 사실상 ‘눈 가리고 아웅식’ 공천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입으로는 약속을 지켰다고 하면서 사실상 공천 효과를 내기 위해 온갖 수를 쓰는 모습에 국민들은 현혹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마비법이 되지 않도록 국회선진화법에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이와 함께 최 원내대표는 “폭력국회에서 오는 정치불신을 타개하고자 했던 선진화법이 되레 무능국회의 원인이 돼 정치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보완장치 마련을 통한 국회선진화법의 개선을 주장했다.
이를 위해 그는 △그린라이트법 △원로회의 설치 △일정기간 지나면 자동적 원 구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심사제도 개선 등을 제안했다.
최 원내대표는 우선 “여야간 아무 이견이 없는 무쟁점법안에는 상임위 소위 단계에서부터 ‘그린리본’을 달아 본회의까지 특급열차를 태우자”며 “국회의장이 양당 원내대표와 합의해 ‘그린라이트법’을 결정하면 이 법안들은 의장이 특정한 날을 지정해 본회의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하면 아무 이견도 없는 법이 여야간 정략법안, 쟁점법안에 발목을 잡혀 인질이 되는 흥정정치는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원내대표는 두 번째 보완장치로 국회의장단과 교섭단체 대표, 5선 이상 국회의원들로 구성되는 ‘원로회의’ 설치를 제안했다.
그는 “원로회의는 여야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쟁점에 대한 최종 권고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면서 “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원로회의로 보낼 쟁점을 결정하고, 원로회의는 쟁점에 대한 권고안을 마련해 본회의로 보내면 권고안에 대한 본회의 표결로 쟁점은 결론을 맺게 된다”고 말했다.
세 번째 보완장치로는 “매번 당리당략으로 원 구성이 지연돼 국회가 마비되는 사태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며 ‘일정기간 지날 경우 자동적 원 구성’을 주장했다.
그는 “일정기간 안에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원 구성이 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여야간의 협상이 우선하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도 결론이 나지 않을 때는 무조건 따르도록 하는 기본 틀을 만들어 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제도를 개선해 법사위 사정에 따라 법안처리가 한없이 지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법사위 체계자구심사권은 법안의 상충여부를 점검하는 본래 취지에 한정돼야 한다”며 “지금처럼 법안 내용까지 심사하면서 타 위원회의 심의권을 침해하고, 발목을 잡는 수단으로 사용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유전무죄, 무전필사의’의 불의를 일소해야” 비전 2040 위원회 설치 제안
최근 발생한 ‘송파구 세모녀 사건’과 ‘황제노역’와 관련해 “‘유전무죄, 무전필사의(有錢無罪, 無錢必死矣, 삶이 너무 힘겨워 죽는 것이 차라리 나은 지경)’라는 불의가 대한민국 하늘 아래 계속된다면 어느 국민이 성공한 사람들이 누리는 혜택에 대해 가슴에서 우러난 동의를 할 수 있겠는가”라며 제도 개선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 원내대표는 우선 ‘황제 노역 재발방지’를 위해 △황제노역금지법의 4월 임시국회 처리 △특별감찰관제의 대상 확대 등을 주장했다.
‘송파 세모녀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복지공무원 대폭 증원 △지역 민간자원봉사 조직을 통한 ‘좋은 이웃들’ 프로그램 도입 △현장 복지공무원 권한 확대를 통한 맞춤형 지원 실시 등을 강조했다.
어르신들을 위한 기초연금 통과를 위해 야당의 협조도 촉구했다.
최 원내대표는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가입조차 힘든 소외계층이나 가입했더라도 연금소득으로 도저히 생활이 안되는 노인들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 드리기 위해 도입하는 제도”라며 “그래서 국민연금 소득이 그나마 넉넉한 분들은 기초연금을 조금 덜 드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여당의 기초연금안이야말로 우리 젊은 세대와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한 상생연금”이라면서 “야당에 간곡히 호소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생계 위협을 받으며 노구를 이끌고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계신 우리 어르신들을 위해 결단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최 원내대표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복지와 재정문제의 타협점을 찾고 지속가능한 한국형 복지모형을 설계하기 위한 ‘비전 2040 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재정과 복지는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갈 수 있도록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며 “그것이 지속가능한 복지를 실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어린아이 생떼 같은 도발 그만 두고 드레스덴 제안에 적극 호응해야”
아울러 최 원내대표는 북한을 향해 “어린아이 쌩떼와 같은 도발을 그만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제안에 적극 호응해 함께 통일시대를 열어가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제안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남북한에 호혜적 대북제안을 한 시점에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고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운운한 것은 좌시할 수 없는 도발책동”이라며 “어제는 북한이 NLL 인근에 포탄을 떨어뜨려서 백령도·연평도 주민이 긴급대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은 어떤 형태로든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핵무기는 당장 포기하기 바란다”면서 “북핵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평화까지 위협하고 있다. 민족 전체에 대박을 안겨다 줄 통일에도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표는 또 국회에서 10년 가까이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의 처리를 촉구했다.
그는 “통일 후 북한주민들이 자신들의 인권이 유린되고 있을 때 우리가 무슨 도움을 줬는지 하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북한인권법을 거의 10년 전부터 발의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입법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야당은 갖은 핑계를 대면서 이를 저지해 왔다”고 주장했다.
최 원내대표는 “야당은 신당을 창당하며 종북에 휩싸이지 않는 당, 안보를 중시하는 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번 북한인권법 처리는 야당의 진정성을 검증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협조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새누리당은 북한인권법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식량, 의료 등 인권차원의 지원을 담는 것에 대해 협상할 각오도 돼 있다”고 덧붙였다.
최 원내대표는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된 국가정보원에 대해서도 “나라의 안보를 위해 국정원이 바로 서야 한다”며 국정원개혁법안의 4월 임시국회 통과를 주장했다.
그는 “여야는 진통 끝에 지난 연말 선거개입 금지와 정치적 중립 의무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국정원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며 “이 시점에서 터진 국정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은 가히 충격적이다. 국정원의 신뢰는 다시 한번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보를 위협하는 간첩, 반드시 잡아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합법적이지 않으면 오히려 우리의 안보 기반을 흔들 뿐”이라면서 “국정원이 북한의 도발로부터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망루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굳건히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국정원의 신뢰 재건을 위해서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철저히 파헤치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서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며 “이번 4월 국회에서는 당초 여야간에 합의된 국정원의 대북 정보수집과 대테러 능력 강화를 위한 입법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검찰을 향해서도 “국정원이 조작된 증거를 검찰에 전달했다고 하지만 결국 증거에 대한 최종 책임은 검찰에 있다”며 “검찰은 이번 사건에 연대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연 검찰이 공정한 진상규명을 할 수 있을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국민들이 많다”면서 “검찰의 공평무사하고도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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