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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법 이틀째 처리무산, 새누리 21일 대기령


입력 2014.03.20 16:20 수정 2014.03.20 16:26        조성완 기자

미방위 법안심사소위, 이틀 연속 야당 불참으로 파행

강창희 "양보할건 양보해야" 전병헌 "방송법도 같이"

강창희 국회의장이 20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원자력 방호방재법 처리와 관련해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시일은 하루하루 다가오지만,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대책법(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국회 상황은 제자리 걸음만 계속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을 처리해야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전날에 이어 20일에도 법안심사소위를 열었지만 여야 입장차만 확인한 채 파행됐다. 강창희 국회의장까지 직접 나서서 여야 원내대표에게 ‘합의’를 요구했지만 야당은 기초연금법과 방송법의 연계처리를 주장하며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미방위 법안심사소위, 이틀째 야당 위원 전원 불참으로 파행

국회 미방위는 해당 개정안 처리를 위해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부터 법안심사소위를 가동했다. 하지만 여당 간사이자 법안심사소위 위원장인 조해진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 의원 4명만이 참여했을 뿐 야당 의원들은 여당 단독 개최에 항의하며 전원 불참했다.

현재 법안심사소위 구성이 5대5 동수인 상황에서 야당 의원들이 불참할 경우 여당 의원만으로는 의결이 불가능하다. 결국 법안심사소위는 이렇다 할 논의도 시작하지 못한 채 시작한지 10분만에 정회됐으며, 3시간만에 파행됐다.

조 의원은 소위에서 “방송법 개정안 인질구조에 원자력법이 묶여 있다”며 “위헌 소지가 있는 방송법을 처리하는 것은 입법부 취지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해서도 “아무리 멋진 이름을 달고 정강·정책을 멋있게 만들어도 국회가 안 돌아가서 국민이 바라는 것을 이뤄내지 못하면 새정치도 국민들에게는 허망하게 들릴 것”이라며 “새정치를 하고자 하는 신당에서는 다른 무엇보다 마비 상태로 빠져들어간 국회를 빨리 세우는 것이 기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날 아침부터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와 따로 만나 법안처리를 호소하고, 미방위 야당 간사인 유승희 의원과 전화통화와 회동 등을 가졌지만 끝내 법안 처리에는 실패했다. 오히려 야당과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이다.

유 의원은 간사간 협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지금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며 “방송법 때문에 114개 법안을 발목 잡는 것은 새누리당이다. 종편 입김에 겁을 먹고 114개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부여당은 단 한 번이라도 2012년 12월 이후 원자력법에 대해 가장 시급한 법안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정답은 간단하다.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대로만 한다면 원자력법은 지금이라도 처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창희 “대승적으로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전병헌 “방송법도 같이 처리해야”

상황이 여의치 않자 강창희 국회의장이 직접 나섰다. 지난 17일 개정안 처리를 위해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진데 이어 두 번째다.

강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고 “원자력방호방재법 문제는 국가의 품격이나 여러 가지 사정상 꼭 해야 하는 만큼 각 당의 입장이 있겠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보할 것을 양보해 달라”며 “다시 한번 숙의해 내일 본회의를 꼭 열수 있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도와 달라”며 “각 당의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사실 핵 테러를 방지하자는 국제사회 문제에 대해 야당에서도 이견이 없지 않은가”라며 협조를 요구했다.

최 원내대표는 “세계정상회담이 없다면 시간을 갖고 처리해도 좋지만 국제사회가 핵 테러 방지를 논의하는 마당에 어느 나라보다 시급한 대한민국이 법적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를 볼 면목이 없는 상황”이라며 “당내 여러 가지 입장이 있겠지만 한번 잘 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 간곡하게 말씀 드린다”고 부탁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꿩 먹고, 알 먹고 대신에 꿩도 잡고, 매도 잡는 차원에서 민생법을 처리하고, 원자력법도 처리하고, 방송법도 처리해 일석삼조 원샷 원포인트 국회를 여는 것이 사리와 순리에 맞다”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전 원내대표는 “우리는 당연히 원자력방호방재법을 국제사회의 신뢰와 믿음을 위해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민생법안도 중요하다”며 “기초연금법과 방송공공성을 잡는 것도 국제사회의 신뢰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를 다함께 처리하면 그야말로 소위 대통령이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훼손시키지 않는 차원에서 원자력방호방재법도 통과시키고, 워낙에 퇴폐적인 막말발생 종편에 대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고, 기초연금법안도 같이 처리하면 그야말로 일석삼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위 편파방송을 고착시키고, 편파방송에 집착하기 위해 그렇게 대통령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법을 처리하지 않는 것은 여당의 책임이고, 대통령의 뜻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방송의 최소한의 공정성을 확보하자는 주장을 물리치면서 소위 국가 위신과 체면을 스스로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누리당은 일단 처리시한을 오는 21일 본회의로 잡고 대야 협상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4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에 최대한 맞추겠다는 것이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법안처리를 위해 민주당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린 뒤 본회의 가능성을 대비해 국회 주변에 대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본회의 전인 오전 11시에 의원총회도 가질 예정이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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