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밀회' 남편들은 이 드라마가 불편하다?


입력 2014.03.19 00:37 수정 2014.03.19 16:08        김명신 기자

40대 커리어우먼과 20살 청년의 치명적 멜로

불륜 조장, 불륜 미화 논란 속 여성들 압도지지

음악재단 실장 오혜원(김희애)과 큇 서비스 배달원이자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의 치명적 파격 멜로 '밀회'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쉘위토크

이 불편한 드라마를 어떻게 해야 하나. 남편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억대 연봉의 잘 나가던 내 마누라가 20살이 어린 청년과 사랑에 빠졌단다. 그것도 천재적 재능을 가진 멋진 젊은 남자와.

김희애가 2007년 SBS ‘내 남자의 여자’ 이후 또 한 번 불륜 연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친구의 남편을 빼앗는 것이 아닌, 멀쩡한데다 20살이나 어린 청년과 사랑에 빠진다. 김희애와 20살 어린 청년 유아인, 이들의 흔들리는 감정이 드디어 시작됐다.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가 첫 전파를 탄 후 연일 온라인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 17일 이들의 파격 멜로에 대한 서막을 알린 가운데 2회까지 이어지며 음악적 교감으로 서로가 서로의 운명임을 직감한 ‘불안한 멜로’가 본격적으로 그려졌다.

음악재단 실장 오혜원(김희애)과 큇 서비스 배달원이자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의 치명적 파격 멜로다. 20살을 뛰어넘은 충격적인 스캔들이다.

선재를 만나기 전까지 오혜원은 말 그대로 전형적인 커리어우먼으로, 단정된 외모와 세련미를 갖춘 스타일, 지적인 말투, 차분한 평정심까지 40대 여성의 표본이었고 그렇게 살았다. 물론 남편과의 애틋한 ‘사랑’은 조금 부족했지만.

오혜원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 역시 가히 좋은 편은 아니다. 그룹 총수의 딸이자 동창 서영우(김혜은)가 부리는 히스테리, 뒷일은 다 감당해야 하는 처지인데다, 남편 강준형(박혁권)과도 겉으로만 문제가 없을 뿐, 속정은 이미 물 건너 간 부부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 만큼은 완벽함에 우아함,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그녀지만 심적으로는 그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의 연주는 오묘한 이끌림을 느끼게 했고 그렇게 그녀는 그 젊은 청년에게 빠져들어간다.

물론 1회, 2회를 통해 오혜원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리는 감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분명한 건 이들의 치명적인 멜로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음을 직감케 하는 장면은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자신의 능력을 미처 알지 못한 채 피아노 건반 만을 두드리는 유아인과 그의 천재성을 감지한 김희애의 눈빛이 교차하면서 이들은 묘한 느낌을 직감한다. 특히 2회에서 함께 연주하는 신 이후 ‘피아노‘ ’음악적‘ 교감을 나눈 이들은 앞으로 닥칠 치명적인 사랑을 예고하는 듯 했다.

다 가진 여자 김희애의 금지된 사랑도 사랑이지만 반항적인 삶을 살았던 선재, 유아인이 자신의 능력을 미처 알지 못하던 중 오혜원을 만나 재능을 발휘하고 사랑에 눈을 뜨게 되면서 펼칠 불같은 사랑은 이 드라마의 주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음악재단 실장 오혜원(김희애)과 큇 서비스 배달원이자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의 치명적 파격 멜로 '밀회'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쉘위토크

안판석 PD는 제작발표회를 통해 "20대 청년과 40대 여성이 사랑에 빠진다면 사회는 가만두지 않는다“라면서 ”하지만 오점 없이 살아온 오혜원은 결국 이선재라는 순수한 청년과의 위험한 사랑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어영부영 나이를 먹고 적당히 살아가는 우리들은 두 사람의 사랑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하며 스스로를 반성하고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나이 마흔 넘은 유부녀와 반항아 20살 청년의 파격 멜로는 분명 또 다른 막장극으로 보여질 수도 있고, 그저 불륜극으로 치부될 수도 있는 아주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다.

물론 연기파 김희애, 유아인이라는 점에서 세간은 어떤 평가를 내릴 지 모르지만, 유부녀와 젊은 총각의 멜로는 '위험한 불장난'으로 치부될 가능성이 높다. '불륜조장' 혹은 불륜미화' 드라마로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첫방송 직후 해당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김희애와 유아인의 연기 변신을 극찬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보는 내내 불편했다는 남성 시청자들의 의견이 줄을 이었다. 대부분 아내들의 불륜을 조장한다는 의견이다. 결국 불륜 미화, 위험한 상상 등 비현실적 부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김희애, 유아인을 비롯해 제작진은 “단순 불륜 드라마”에 이의를 제기한다.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PD는 음악이라는 공통분모 속 교감이 사랑으로 변모돼가는 과정 속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분명한 부분은 '불륜'이라는 점이다. '밀회'는 불륜극이다. 세간의 우려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김희애, 유아인의 적절한 포장이 필요한 작품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이들이 어떻게 그려나가는 가에 따라 '사랑과 전쟁'이 될 수도, 현 세대들에게 또 다른 메시지를 전하는 웰메이드로 평가받을 수도 있을 듯 하다. 이들의 몫이 시작됐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명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