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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하지 말고 책임을 검찰에 넘기면 끝?


입력 2014.03.17 11:52 수정 2014.03.17 11:58        김재현 기자

추가 개인정보 유출 사실 확인, 금융당국 두 수장 책임 사퇴론 가중

사진 좌측부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우측) 전경모습. ⓒ데일리안

"검찰 내용을 확인해봐야한다. 검찰 발표를 믿을 수 밖에 없지 않느냐" - 금융위원회 관계자-

"우리는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서면과 질의만으로 정확한 규명은 어렵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검찰의 추가 유출 발표는 지난 1월8일 발표내용과 다르지 않다. 비밀번호, CVC값 등 카드결제 핵심정보는 유출되지 않아 카드 위조가 어렵다" -유출 카드사 관계자-


양치기 소년이 된 금융당국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카드사에서 개인정보 추가 유출 사고가 터졌다고 발표하자 금융당국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간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국회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 전방위적인 점검을 실시했다.

당시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추가 유출의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며 의원들의 거듭된 질문에도 "추가 유출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검찰도 추가 유출가능성 여부를 수사할 뜻을 밝혔음에도 신 위원장은 "그렇게 따지면 아무 것도 믿을 수 없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무한신뢰로 답했다.

최 원장도 "검찰에서 세번 더, 법무부 차관까지 유출된 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확인을 했다"면서 추가 유출 가능성을 부인했다.

17일 금융당국과 검찰에 따르면, 지난 1월 발표된 카드 3사의 사상 초유의 1억 여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지기 전 같은 카드사에서 한 차례씩 약 8000만 건의 정보 유출이 발생했으며 이를 유통시켰다고 검찰은 중간 수사 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이번 검찰의 추가 발표 결과에 따라 그간 검찰과 금융당국이 단언 해 온 "유출된 정보는 모두 회수했으며 시장에 유통되지 않았다"라는 주장은 신뢰를 잃게 됐다.

약 8000만 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대부중개업자들에게 제공된 시기인 2012년 8월~2013년 1월은 지금껏 알려진 NH와 KB의 정보유출 사건 당시인 2012년 10월~12월보다 이후다.

시기상으로 보면 1억 여건의 유출된 개인정보 가운데 유통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금융당국의 특별검사도 신뢰를 잃었다. 현재 특별검사 방식으로는 검찰 수사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기대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1차 유출 사고에 있어 특별검사를 착수하고 있는 금감원이 추가 유출 특별검사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서면과 질의만으로 이뤄진 검사 방식인 까닭에서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특별검사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이 진행하는 수사보다 금감원 특별검사는 더 세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우리나라에서 내놓으라는 IT전문가를 동원하면서 아무런 유출 상황을 파악할 수 없다고 했으며 우리는 서면, 문답 등의 방법이 전부인 만큼 검찰 수사에 따라갈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검찰의 부실수사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됐으며 금융당국도 선제적인 사태수습보다 검찰 말만 믿고 대처에 안이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 수장들의 책임 사퇴론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정무위 소속 김기식 의원(민주당)은 "금융당국 수장들이 진상 규명과 책임있는 사건 수습에 나서지 못할망정 사건을 무마하는 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며 "위기 앞에 안이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였던 두 수장은 지금이라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런 사정 속에서 신 위원장과 최 원장간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는 추측도 나온다. 최근 벌어진 동양사태와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질 때마다 '자진 사퇴' 여론이 두 수장을 압박했지만 "책임질 일은 지겠지만 우선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며 한발짝 물러섰다.

유출 카드사 사장단도 모두 물러난 마당에 금융 감독과 정책을 책임지는 수장들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서로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추가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퇴를 놓고 진퇴양난에 빠질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면서 "두 수장들이 서로 책임지는 모습을 바라고 있지만 말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재현 기자 (s89115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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