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김황식, 주어진 일 관리는 적합하지만..."
안으로는 김황식 견제, 밖으로는 박원순 정책 공방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본격적인 선거 공방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안으로는 사실상 출마가 확정된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견제하면서 밖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책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 의원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총리는 주어진 일을 관리하는 데 적합하지만, 변화가 필요한 서울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는 일은 내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 전 총리가 이날 미국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40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 법률·행정·정치 등에 대해 나만큼 다양하게 경험한 사람도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김 전 총리의 경선 참여에 대해서는 “여러 좋은 분들이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의 선거캠프에 이성헌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이 참여한 것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은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정당이고, 어느 특정인을 위한 정당이 아니다”며 “어떻게 하면 서울을 살기 좋게 만들고, 더 장사가 잘 되게 할지와 같은 큰 목적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용산재개발 사업 관심 갖고 있다” 박원순 “그게 가능하겠는가”
이와 함께 정 의원은 밖으로 ‘용산재개발 사업’과 ‘연봉 1만원 발언’ 등을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연일 충돌하고 있다.
선공을 취한 쪽은 정 의원이다. 그는 지난 8일 이후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용산재개발 사업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만약 시장이 된다면 시장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다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타당성과 경제성을 토대로 단계적으로 개발할 큰 그림을 갖고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자신의 구상을 설명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또 지난 10일 ‘B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서울시내 대규모 부지가 많이 있어 (외국) 투자자들이 하겠다고 신청한 게 30군데 있다. 대부분 (허가를) 해주는 방향으로 하면 특혜 시비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민이 원하는 것은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것인데 박 시장은 마을공동체, 공개행정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도 반박에 나섰다. 그는 지난 10일 저녁 시청 출입기자들과 영화 ‘찌라시’를 관람한 뒤 가진 간담회에서 “그게 가능하겠는가”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박 시장은 “용산 분위기 개선을 위해 특별교부금도 내려 보냈고, 분위기를 개선해 보려고 노력했다”며 “단독주택, 코레일 부지, 아파트가 서로 상황이 달라 시간이 걸리고, 맞춤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업 주도권을 지닌 코레일이 사업 포기 후 시행업자들과 소송 등을 진행하면서 서울시가 문제를 풀기 위해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아무 일도 안 한 시장’이라는 정 의원의 지적에는 “서울시가 ‘건설의 도시’ 였다면 지금은 ‘건축의 도시’로 시스템을 다 바꾸었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정 의원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연봉 1만원 선언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도 공방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정 의원은 지난 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연봉 1달러의 시장이었는데 당선되면 연봉 1만원만 받겠다는 선언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나도 그럴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블룸버그 전 시장과 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동창인데 그는 대학에 우리 돈으로 1조원을 기부하고, 뉴욕시장을 하면서 개인 비용으로 7000억원을 썼다”면서 “여건이 허락한다면 나도 여유가 있어서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나는 그렇게 받으면 부도난다. 어떻게 동급으로...”라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6·4 지방선거 비용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지난 2011년 보궐선거 때도 원순펀드를 한 푼도 쓰지 않았다. 다 갚고 이자까지 줬다”며 “이번에는 민주당에서 지원도 하는데 그걸 다 안 써도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정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될 경우에 대해서는 “2년간 시장을 하면서 학습하고 정책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앞으로 하겠다는 사람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자신을 보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