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울었던 소치올림픽 폐막, 그리고 평창
계획했던 금4-톱10진입 실패, 여성파워 압도적
소치 대회서 드러난 문제점 등 평창조직위 참고해야
국민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올림픽기를 평창에 넘겼다.
소치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4일(이하 한국시각) 피쉬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폐막식을 열고 지구촌 최대 겨울 축제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폐막식에서는 아나톨리 파호모프 소치 시장이 토바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대회기를 반납했고, 바흐 위원장이 다시 이석래 평창군수에게 대회기를 전달했다.
이어 태극기 게양과 함께 피쉬트 스타디움에 애국가가 울려 퍼졌고, 평창 조직위원회는 '동행(A Journey Together)'이라는 주제로 공연을 펼쳤다.
제1막 '평창의 깨어남'에서는 이종길 가야금 연주자가 염원을 고하는 '노인'을 연주해 평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고, 2막 '함께 꾸는 평창의 꿈'에서는 성악가 조수미, 재즈가수 나윤선, 가수 이승철 등이 '아리랑 메들리'를 열창해 경기장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국은 이번 대회서 금메달 4개를 목표로 3회 연속 톱10 진입을 노렸지만 금3, 은3, 동2 등 종합 13위로 아쉽게 실패하고 말았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금3 은4 동2)이 12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고, 금1 은4 동3개를 획득한 일본이 17위에 올랐다.
메달은 모두 빙상 종목에서만 나왔다. ‘빙상 여제’ 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대회 2연패에 성공, 금메달 물꼬를 텄고 박승희는 쇼트트랙 여자 3000m계주와 1000m에서 1위로 통과해 2관왕을 달성했다.
특히 차세대 기대주로 관심을 모으는 심석희는 여자 계주서 막판 놀라운 스퍼트로 한국을 금메달로 이끈데 이어 1000m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해 평창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피겨 여왕’ 김연아는 판정 논란 속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피겨스케이팅에서는 개최국 러시아에 점수 퍼주기 논란이 불거져 전세계 피겨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안겼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는 최강 네덜란드를 상대로 분전했지만 값진 은메달을 추가했다.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으로 구성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이번 대회 유일한 남성 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이번 올림픽에서는 기대를 모았던 남성 파워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과 모태범은 개인전에서 모두 부진에 빠지며 메달획득에 실패했고,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도 12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안고 말았다.
러시아로 귀화해 3관왕에 오른 안현수(빅토르 안)는 대회 기간 내내 뜨거운 화두였다. 이로 인해 빙상연맹의 대표 선발 과정부터 파벌 논란 등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국민들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이제 4년 뒤에는 대한민국 평창에서 지구촌 겨울 축제가 열린다. 대회 조직위는 이번 소치 올림픽을 거울삼아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올림픽에 무려 500억달러(약 54조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다. 그러고도 준비 부족과 시설물 관리에 엉망이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무엇보다 대회 후 연간 20억 달러의 유지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소치 인구가 40만명 밖에 되지 않는 소도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개최 도시가 빚더미에 앉는 ‘올림픽 저주’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이는 평창이 반드시 참고해야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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