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차장과 카드사 둘중 하나는 타고난 거짓말쟁이
정무위 청문회에서 카드사와 박 차장 주장 너무 달라
민병두 "상황도 제대로 파악 못 하고 있어 추가 유출 더 의심"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청문회에서 위증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회 국정조사가 시작됐지만, 카드사와 범인 박모 차장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정보유출의 진실 규명에 불이 붙었다.
19일 카드업계와 정무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2012년 농협카드 2차 정보유출 경위를 두고 카드사와 검찰은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이는 지난 18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전 직원 박모 차장의 주장과도 대비된다.
이날 청문회에서 박 전 차장은 "농협카드에 보안프로그램 해지를 꾸준히 요청했고, 어느 순간 해지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농협카드에선 지난 7일 현장검사 당시 농협카드에선 보안프로그램을 해지해준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며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따졌다. 청문회장 내 다른 의원들도 "누군가 위증을 하고 있다"는 말을 내뱉었다.
김신형 농협카드 전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는 "박 차장에게 디스크 증설 요청은 받아서 작업은 해줬지만, 보안 해제는 해주지 않았다"며 "박 차장이 착각하고 있다"고 박 차장을 몰아세웠다.
검찰 공소장에는 박 전 차장이 전산 작업의 편의상 필요하다는 이유로 일부 보안프로그램 해제를 요청해 허가를 받았다. 농협카드 내부 직원 누군가 박 전 차장에게 관리자 권한을 승인해 준 것이다. 이는 박 전 차장 증언이기도 하다.
하지만 농협카드는 허가해준 사람도 허가해준 적도 없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박 전 차장과 검찰 공소장 내용을 정면 반박하고 있는 셈이다. 또 금감원이 밝힌 농협카드 PC 한 대에 보안프로그램이 뒤늦게 설치된 사실도 이를 뒷받침 한다.
금감원은 농협카드 PC 9대 중 1대에 보안프로그램이 뒤늦게 설치된 것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박 전 차장이 고객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협카드가 박 전 차장이 '착각'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검찰이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알린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어떻게 어느 시점에 정보가 유출됐는지 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에 대한 경위도 제대로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면서 "검찰이나 금융당국이 원본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병두 의원실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롯데카드의 정보 유출 시점은 12월15일로 일 단위다. 반면 농협카드와 국민카드의 경우 12월경, 6월경으로 월 단위다.
민 의원은 검찰과 금감원이 롯데카드를 제외한 농협카드와 국민카드에서 원본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추가 유출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전 차장의 주장과 카드사 주장이 상반된 이유는 서로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은 "농협카드와 박 차장의 말이 너무 다르다"면서 "서로 책임을 피하고자 그러는 건가"라고 언성을 높였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요목조목 따져가며 박 차장과 카드사 주장이 다른 이유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카드사 내부 직원이 해지해줬다면 공모 여부에 대한 집중 수사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보안 관리 책임자 모두 다 연루되는 상황"이라며 "반면 박 차장은 오늘 발언에 따라 처벌 수위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 차장이 자꾸 '우발적'으로 범행을 했다고 말하는데 이도 형량에 영향을 미치는 발언"이라며 "결국 카드사와 박 차장의 주장이 다른 건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서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는 오는 24일 이번 사태의 수사 책임자인 김현웅 법무차관을 불러 수사 내용을 보고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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