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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김황식, 지나친 몸값 높이기는 '득보다 독'


입력 2014.02.19 09:49 수정 2014.02.19 09:58        조성완 기자

당내 "막판 신화창조 선거는 제2의 오세훈 만들 수밖에 없다" 비판 대두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물망에 오른 이혜훈 최고위원, 김황식 전 총리, 정몽준 의원.(사진 왼쪽부터)ⓒ데일리안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새누리당 일부 후보들이 여전히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지나친 몸값 올리기’는 당은 물론 후보들에게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경선 시기가 늦어질수록 정책선거가 아닌 인물이 가진 인기 중심의 선거가 될 수밖에 없는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재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당과 후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과정을 총괄하는 경선관리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총리 두 분의 명확한 입장표명이 없이 당내외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두 분은 2월 안에 동시에 출마선언을 하여 당내외의 근거 없는 유추와 우려를 조기에 차단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한 서울시장 후보 선출에 임해줄 것을 당부 드린다”면서 “눈치를 보다가 상황이 유리해지면 출마를 선언하는 방식은 용기도, 진정성도 없는 정치 행태”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방선거가 세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아직 구체적인 서울시장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혜훈 최고위원만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유력 후보인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는 입장발표를 미루고 있다.

문제는 경선일정이다. 지난 11일 미국으로 떠난 김 전 총리는 오는 4월까지 미국 UC 버클리대 로스쿨 수석 고문직을 맡아 현지에서 체류할 예정이다. 스스로는 “만약 출마를 결심한다면 시간을 적절히 조정하고 분배해서 돌아올 생각”이라고 밝혔지만, 정확한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신청일은 오는 5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이다. 김 전 총리가 4월초에 귀국해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가정하면 실제 새누리당이 경선을 진행하기 위해 허용된 시간은 한달 남짓한 기간이 전부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하지만 후보가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으면서 새누리당은 18일 현재까지 확실한 경선 일정과 규칙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후보 확정이 늦어질수록 더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당내 경선은 기본적으로 합동연설회와 TV 토론회, 대의원투표로 이뤄지는데 후보들의 출마가 늦어질수록 일정이 더 빡빡하게 짜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선 일정이 줄어들수록 후보들의 노출도 또한 줄어들게 된다. 경선기간이 넉넉하면 서울을 4개 권역으로 나눠서 합동연설회를 진행할 수 있지만 경선기간이 촉박하면 강남과 강북 2개 권역으로 줄어드는 것은 물론 권역별 진행 횟수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중계로 진행되는 TV 토론회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우려는 당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식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인제 의원은 최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가능하다면 여유를 많이 주고 순회경선을 통해 우리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자기 포부나, 역량을 보여줘 경선을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등장시키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미국의 대통령이나 상원의원 선거가 1년 가까이 진행되는 점을 예로 들면서 “ 우리의 경우 광역단체장 같은 경우 지금 시작해도 빠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당내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시장의 내공이 탄탄하기 때문에 우리는 후보를 오랫동안 노출시켜 단순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후보들의 정견과 공약으로 국민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신비주의를 유지하다가 막판에 신화창조 하듯이 진행하는 선거는 결국 제2의 오세훈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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