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윤진숙…퇴임식 “약속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예열 끝난 가동 엔진처럼 정책속도 높여달라” 부처 직원들에 당부
부적절한 언행으로 잇따른 구설수 끝에 지난 6일 전격 경질된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2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퇴임식을 가졌다.
윤 전 장관은 이날 퇴임사에서 “바다를 통해 꿈과 행복을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국민과 대통령께 드렸고,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평생 바다를 친구이자 삶의 터전으로 생각하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해양수산부의 새 출발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으며, 새롭게 다시 시작된 해양수산부의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고, 차근차근 성과들을 만들어왔다”고도 언급했다.
윤 전 장관은 정통 관료출신이 아닌 연구원 출신으로 박근혜정부의 파격인사로 인사청문회 당시부터 자질론에 휩싸이면서 여러 차례 언행이 구설에 올랐지만 해양연구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양정책 수립 및 해양영토 확장, 북극항로 개설 등에 애착을 보여왔었다.
특히 강조해왔던 극지연구와 관련해 윤 전 장관은 “오늘 남극 장보고과학기지가 준공됐다”면서 “지난해 성공한 북극항로 시범운항과 더불어, 우리 국민들에게 극지를 포함한 글로벌 해양경제영토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윤 전 장관은 해양산업에서의 창조경제 가능성, 수산물 유통구조개선 종합대책을 통한 국민 미래 먹거리 산업, 동북아 오일허브사업을 비롯한 항만별 특화 개발 추진, 해운보증기금 및 해양경제특별구역의 가시적 성과, 거점형 마리나 항만개발 및 크루즈 육성 종합대책 수립 등, 퇴임사에서 해수부 주요정책을 일일이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장관은 “지금까지 해온 일들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이 산적해 있다”며 “전 직원들이 예열이 끝나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엔진처럼 점차 정책속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당부와 함께 부처 직원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전했다.
아울러 “앞으로 해양수산인의 한 가족으로서 언제 어디서나 ‘무한한 가능성의 바다’를 실현해가는 여러분의 모습을 끝까지 응원하겠다”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새로 부활한 해수부의 첫 수장으로 10개월 여 추진한 정책들에 대한 의지와 아쉬움을 표했지만 자신을 둘러싼 최근 설화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날 뒤늦게 열린 퇴임식과 관련해서도 당초 해수부는 최근 윤 전 장관의 해임이 워낙 이슈화됐던 부담으로 공식 퇴임식을 갖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가 5년 만에 부활한 해수부의 초대장관인데다 그간 함께 한 직원들과의 마지막 만남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퇴임식을 진행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해수부는 윤 전 장관이 해임되면서 새 장관의 취임 전까지 손재학 차관의 대행체제로 당분간 유지된다.
한편 신임 해수부 장관과 관련해서는 윤 전 장관의 정무감각 부족을 이유로 들어 정무형 인사 발탁이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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