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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대화록의 진실' 유시민 vs 조갑제 '한판'


입력 2014.02.09 10:18 수정 2014.02.09 10:25        데스크 (desk@dailian.co.kr)

<굿소사이어티 서평>"멋진 드라마"란 찬사 대 "이적행위"라는 단죄 사이

기자: NLL 대화록 전문을 읽어보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릅니다. 이쪽에서는 포기라는 단어가 어디 있느냐, 전문에서 포기라는 표현은 없잖아요?

조갑제: 내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날라 갔다면 그건 당연히 비행기를 타고 갔다는 의미 아닙니까? 비행기 탔다는 말이 없다고 날 보고 비행기 타고 안 갔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그것은 문장 해독력의 문제이고, NLL에 대한 약간의 지식만 있으면 이것이 포기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의외로 한국 사람들이 복잡한 사안에 대해서 깊이 알려고 하지 않아요.

유시민: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이야말로 난독증이다. (새누리당이) 대선 때 문재인 민주당 의원을 공격하기 위해서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대한민국 국민이 한국어 독해가 안 된다? 온 나라를 엄청난 파장에 휩싸이게 한 NLL포기 발언의 실체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 진실은 무엇일까? 의문에 답을 주는 NLL을 다룬 두 권의 책을 함께 읽었다. 두 책은 두 저자를 좋아하는 각각의 진영에서만 배타적으로 읽을 뿐, 함께 읽는 경우는 드물 텐데, 필자는 기회에 양쪽의 목소리를 들으려 했다. 자칫 산술적 중립이라는 지적을 들을 수 있고, 양쪽에서 돌을 맞을 수 있겠지만, 언제까지 서로를 외면한 채 살 순 없지 않을까?

"멋진 드라마"란 찬사 대(對) "이적행위"라는 단죄 사이


유시민이 쓴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진실'(돌베개 펴냄)과 조갑제의 '노무현 김정일 대화록 전문과 해설'(조갑제닷컴 펴냄)은 하나의 사건을 극단적으로 다르게 해석하는 책들이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은 나라의 영토를 팔아먹은 이적행위라는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이하 존칭생략)와 노무현과 김정일 주연의 한편의 멋진 영화와 같은 회담이었다는 유시민 전 장관(이하 존칭생략)의 서로 다른 견해가 그들의 저서들에서 대립한다.

“노무현은 NLL 포기 하지 않았으며 나라의 자주를 위해 노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NLL을 대신하여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만들자고 주장했다는 게 유시민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이 점진적 자주론 발언을 통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을 했다. ‘자주’는 좌파와 우파가 충돌하는 단어이다. 여기서 자주는 ‘우리민족끼리’라는 의미이다. 우리민족이라면 북한의 정권을 포함한 것인지 아닌지의 범위에 대한 문제가 생긴다. 북한정권을 민족의 범주로 보면 대화파트너가 되며 더 나아가 동맹도 가능해진다. 사실상 NLL을 대체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만드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진실'(유시민 지음/돌베개 펴냄)과 '노무현 김정일 대화록 전문과 해설'(조갑제 지음/조갑제닷컴 펴냄)

이와 달리 노무현-김정일은 10•4선언에서 소위 '우리민족끼리' (6•15선언) 원칙을 재확인했는데 이는 북한정권의 통일전선부 공식 문서는 '우리민족끼리'란 김정일을 통일 지도자로 모시고 반미하자는 뜻으로 정의(定義)하고 있다고 조갑제는 주장한다.

“노무현은 국군 장병이 피로써 지켜낸, 수도권 방어의 생명선인 NLL을 괴물에 비유하여 비하한 다음 서해평화지대 안을 내어놓는다. 북한정권이 수시로 도발하는 서해안과 NLL 수역 위에다가 평화지대를 설정한다는 것은, 읍에다가 신도시를 만들자는 것만큼 거의 공상에 가까운데 이를 열심히 설명한다.” '노무현 김정일 대화록 전문과 해설'에서 조갑제는 노 전 대통령을 비난한다.

유시민은 이 책에서 조갑제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난민촌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냉전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난민들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북한은 ‘혁명의 신화’ 즉 혁명이 만능이라는 헛된 생각에 빠져 있다고 그는 비판한다.

달라도 너무 다른 노무현 대화록에 대한 양측의 견해

사실 진보좌파는 우리민족끼리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대중 김정일 노무현의 회담은 우리민족끼리 통일을 하자는 의도가 깔려 있다. 10•4선언을 보는 조갑제는 '남과 북은 서로 적대시하지 않고'라고 한 것은 주한미군과 韓美(한미)동맹의 존립 근거를 허무는 의도이며 '통일을 위한 제도적, 법률적 정비'라는 합의는 보안법 폐지를 겨냥한 것이라 주장한다. 한미동맹의 주적은 북한인데 주적이 사라지면 미군은 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군철수의 결과는 남한의 적화통일이다. 소위 진보좌파는 남한을 적화하려는 북한의 의도에 놀아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조갑제의 주장이다.

유시민은 그와 다르다. “누군가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을 비판한 것을 두고 반미주의자라고 비난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 자신이 친미주의라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는 게 유시민의 논리다. 노 전 대통령은 반미를 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국가이익을 미국에 우선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나는 지난 5년 동안 내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측의 6자회담에서의 입장을 가지고 미국과 싸워왔고, 국제무대에 나가서 북측 입장을 변호해왔습니다.” 핵무기도 민족 자주라는 입장에서 본다면 자위수단으로 볼 수도 있다고 노전 대통령은 말했다. 그 대목이야말로 가장 논란의 여지가 많고, 실제로 그동안 비판이 쏠렸던 대목인데, 유시민은 노 전 대통령이 북한의 입장을 변호한 것은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한다. 노 전 대통령이 본 북한의 핵보유를 통해 얻으려고 하는 궁극적 목표는 체제안전과 평화보장으로 보았다는 식의 옹호다.

반면 조갑제는 노 전 대통령이 북한에게 핵개발을 포기하라는 요구를 하지 않았고,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 요구도 하지 않으면서 김정일도 놀랄 정도의 대북 지원을 해주었다고 주장한다. 미국에게 그리 당당하더니 독재자 김정일 앞에서는 시종일관 비굴했다고 비난한다.

유시민은 자주적 입장에서 북한과의 통일을 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 정권 문제는 많지만 현실적 실체이니 인정하고 통일을 구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갑제가 말하는 논리는 간단하다. 북한 정권은 너무나 사악해서 민족의 범주에 넣을 수 없으며 미친놈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정권의 문제가 많다는 것은 유시민을 포함해 이론의 여지가 없다. 조갑제는 이런 세력들조차도 북한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염병과 환자

'유시민의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의 단점은 참여정부 대북정책의 지나친 자화자찬이다. 우선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이 국민 대다수의 공감을 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저자는 너무 쉽게 생각했다. 이 책은 진보정부 10년간 북한지의 결과가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지 못했다는 것을 냉철하게 기술하지 못했다.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이 서해에서 우리나라 군인 죽은 것 외에 무슨 효과가 있었냐는 의견을 단순하게 우파의 꼴통 의견이라고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참으로 답답한 점은 NLL에 관하여 퇴임직전의 대통령이 굳이 발언을 했어야 할까 하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이 발언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 문재인 후보에게 치명타가 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회담은 긍정적 결과 없이 진보세력에게 오히려 악재가 된 꼴이 되어 버렸다.

이 대목에서 알베르 카뮈의 말을 음미해봐야 한다. 그는 “전염병과 환자로 나뉜 세상에서 전염병 편에 서지 않는 것이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는 의무이다.”고 말했다. 종북(從北)이라는 전염병에 돌고 있으니 그 병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조갑제의 주장이다. 조갑제의 저서는 늘 그렇듯 우회하지 않고 직진한다. 그의 이번 저서도 정직하고 명확하다. 문제는 그의 글은 그에 강연회에 오는 연령대에서만 공감을 얻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55세 이상 90세 이하만 읽는 책’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시중에 있을 정도이다.

이유는 그의 글이 여유가 없고 각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나치게 이분적인 논리전개는 피곤하기 까지 하다. 필요이상으로 상대를 감정적으로 공격하다가 보니 정작 그가 말하는 본질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조갑제는 극우파 전쟁광’이라고 내 주변사람들은 말한다. 사실 이들은 그의 책을 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조갑제가 전쟁을 수단으로 생각하지 목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의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그의 글이 좀 더 여유가 생기면 더 많은 연령층에 호응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글/고진석 독서컨설턴트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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