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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대 불가' 안철수 신당, 문 '빼꼼' 이유는?


입력 2014.02.04 19:06 수정 2014.02.04 19:17        조소영 기자

지속적 지지율 하락·지선 패배시 책임론·인물란 등 누란의 위기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이 민주당의 지속적인 제안에도 굳게 걸어잠궜던 ‘야권연대 불가’라는 빗장을 풀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야권연대 실패를 맛본데다 슬로건인 ‘새정치’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대를 거부해왔지만, 당 지지율 하락, 지방선거 패배시 책임론, 인물난 등이 겹치면서 연대 불가 원칙만을 고수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란 지적이 나온다.

안 의원 측의 ‘빗장풀기’ 움직임은 설 연휴가 끝난 지난 2일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으로부터 촉발됐다. 윤 의장은 이날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야권연대 제안에 “자살행위”라고 난색을 표하면서도 “많은 분들이 신당이 자기 길을 가는 게 옳다면서도 선거에서 새누리당 좋은 일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하는 등)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고 말했다.

송호창 새정추 소통위원장은 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는 3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상황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이 나홀로 가겠다는 것은 현실적인 감각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약 유권자가 야권단일후보를 원한다면 그렇게 가야한다는 뜻으로 당초 야권연대는 절대 할 수 없다던 입장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이다.

지난달 29일 설 연휴가 시작될 당시만 해도 안 의원 측은 ‘야권연대 불가’ 원칙에서 미동도 없었다. 민주당이 아무리 “야권분열은 6.4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어부지리 승리를 불러온다”고 해도 오는 3월 창당할 신당 홍보에만 초점을 맞췄다. 김성식 새정추 공동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우리는 우리의 길을 당당하게 가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오른쪽)과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설 전후로 안 의원 측의 야권연대에 대한 태도가 확연히 달라진 것은 안 의원 측이 기대했던 것만큼 설 민심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안풍(안철수 바람)’이 전국적으로 불기는 했지만, 새누리당 혹은 민주당이라는 ‘콘크리트 블록’으로 굳어진 민심을 깨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아챘다는 얘기다. 인재영입과 같은 신당 체제 정비 등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설 연휴기간인 지난달 27~29일 조사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은 민주당을 제치기는 했지만, 전주 대비 5.5%p 하락한 22.1%를 기록했다. 앞서 같은 기관의 20~24일 조사에서도 안철수 신당은 전주 대비 0.1%p 하락한 27.6%를 기록했었다. 이때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각각 1.3%p, 1.4%p 상승했다. 안철수 신당이 창당 선언과 함께 승승장구를 이어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안 의원 측이 단독으로 6.4지방선거에 나섰을 경우, 야권표가 분산돼 새누리당이 ‘어부지리 승리’를 얻을 수 있다는 책임론도 안 의원 측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안 의원 측에 야권연대를 촉구하면서 만약 안철수 신당이 독자적으로 출마할 경우,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승리를 얻을 수 있다는 ‘안철수 책임론’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이 주장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혹은 새누리당과 야권단일후보 등 양자구도에서는 야권이 승리할 수 있지만, 안철수 신당이 포함된 ‘3자 구도’가 될 경우, 판세가 뒤흔들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유권자로부터 힘을 얻었다. 창당을 앞두고 있는 안 의원 측이 이같은 민심의 향방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아울러 꾸준히 제기되는 것은 인물난이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안철수 신당의 흥망은 2016년 총선에 달려있고 6.4지방선거는 ‘연습게임’ 정도로 보고 있지만, 유권자의 기대는 6.4지방선거에 쏠려있는 상태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은 지방선거가 4개월 남은 시점에서 유권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하마평에 오른 후보들을 거뜬히 넘길 수 있는 파괴력 있는 인사들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안 의원이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 등 명망 있는 인사들을 향해 ‘십고초려’를 하고 있다지만, 이들이 신당행(行)을 거부해 유권자가 갖고 있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꺼진다면 신당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결국 신당의 생존을 위해서는 민주당과 손을 잡는 ‘만일의 경우’에도 대비해야한다는 것이다.

다만 연대가 쉽사리 성사되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양당 내부에서부터 ‘자립론’과 ‘연대론’에 대한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것은 물론 현재 양당은 서로 ‘자립론’을 앞세우며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식 위원장은 4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야권연대와 관련, “우리는 새로운 유기농 식당을 하나 내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우리 메뉴로 주민들에게 다가서야 맞고, 기존 식당들도 좋은 메뉴를 개발하고 주방을 깨끗하게 해 손님을 함께 모실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자도생하자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도 “내가 공동위원장으로 있는 한 야권연대는 안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었다.

민주당도 안 의원 측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노웅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같은 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야권연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 시점이 야권연대를 논의할 시기는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태로서는 정치 혁신과 변화로 승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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