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금융위기 이후 고위험 환헤지 상품 규모 증가세


입력 2014.01.27 15:18 수정 2014.01.27 15:26        목용재 기자

"금융당국 철저한 모니터링 필요, 금융사는 리스크 관리 능력 제고해야"

7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앞에 시민들이 지나가는 가운데 환율이 전광판에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감소했던 '키코'와 같은 환헤지용 비정형 통화파생상품의 거래규모가 지난해부터 고위험 상품 군을 중심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증가세는 예상치 못한 외부충격이 발생할 경우 비정형 통화파생상품이 위험전이 역할을 하면서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관련 시장 동향에 대한 금융회사·당국의 철저한 모니터링이 요구되고 있다.

박종열 한국은행 금융검사분석실 분석기획팀 팀장과 김민지 조사역이 27일 내놓은 '비정형 통화파생상품 시장의 최근 동향 및 평가'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6월말 비정형 통화파생상품의 거래 잔액은 39조8000억 원으로 2012년 말 26조1000억 원에 비해 규모가 52% 급증했다.

특히 시장환율의 목표치를 설정해놓고 이 목표치 이내에 있으면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할 수 있지만 이를 벗어날 경우 옵션이 사라지는 '배리어 옵션'이나 고수익과 고손실의 양면을 가지고 있는 '레버리지 옵션'을 담은 고위험 비정형 통화파생상품의 97.7%를 차지하고 있었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상품은 2012년 말 2조8000억 규모에서 2013년 6월말 8조7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고위험 비정형통화파생상품은 지난 2008년 국제금융위기로 인해 발생한 '키코사태' 이후 그 규모가 줄어들었다.

당시 기업들은 환율이 목표 범위에서 움직이면 약정한 환율로 유리한 외화거래를 할 수 있도록 환헤지 상품인 '키코'에 가입했다가 국제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등, 목표 범위를 벗어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환율 변동성이 심해지자 기업들은 키코 같은 고위험 비정형통화파생상품을 꺼리게 됐고 수요가 줄어들자 금융회사에서도 관련 상품의 실적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기업들은 기초자산의 변동성 예측치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 환헤지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고위험 비정형 통화파생상품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상품을 공급하는 금융사들의 입장에서도 저금리 시대에 고수익을 창출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관련 상품 시장의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 관계자는 "내재변동성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기업들은 헤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위험 비정형통화파생상품을 찾고 있는 것"이라면서 "공급자의 측면에서도 옵션을 걸어놓으면서 마진을 높게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고위험 비정형통화파생상품은 기초자산가격이 행사가격에 근접하거나 만기가 다가올수록 환율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채널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현물환의 매입·매도 거래가 급격히 늘어날 경우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으로서도 정형 파생상품에 비해 평가가격의 변동성이 크므로 은행의 파생상품 관련 리스크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의 시나리오 테스트결과 한 기업이 관련 상품 계약체결 이후, 4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매주 10원씩 환율이 상승할 경우 누적거래 손실규모는 약 400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레버리지가 포함된 상품의 경우 환율이 예상 범위를 벗어나면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한다"면서 "리만사태와 같이 예상치 못한 외부충격 발생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변동할 수 있으므로 금융당국의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경우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비, 적절한 파생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은행은 파생상품 가격 및 리스크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하고 비정형 파생상품 운용능력 제고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목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