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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원순 상대로 여전히 오락가락


입력 2014.01.22 15:27 수정 2014.01.22 15:37        조성완 기자

정몽준 김황식 출마 고사에서 시사로

당지도부 일관성 없어 혼선 가중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물망에 오른 이혜훈 최고위원, 김황식 전 총리, 정몽준 의원.(사진 왼쪽부터)ⓒ데일리안

새누리당이 6·4 지방선거의 핵심지역으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중진 차출론’과 ‘경선론’ 사이에서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후보군만 증대시키고 있는 것은 물론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도 수시로 입장이 변하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출마 선언’ 정몽준 “가능성 열어놓겠다”, ‘침묵’ 김황식 “제안 오면...”

정몽준 의원은 그동안 끊임없이 서울시장 출마설이 제기됐다. 그때마다 “검토하고 있다”는게 정 의원 측의 공식 입장이었다. 출마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도 아니었다.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던 정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에서는 내가 직접 후보가 되는 것보다 능력 있고 자격 있는 우리 당 후보들을 돕는 것이 내 역할이 아닌가 한다”라며 “다시 말하지만 난 이번에는 다른 후보를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서울시장 불출마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정 의원은 21일 돌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며 입장의 변화를 보였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홍문종 사무총장과의 회동 사실을 확인한 뒤 “일단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두고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홍 사무총장에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출마의사를 밝힌 건 아니지만 기존의 ‘불출마’에서 다소 전향적으로 입장이 바뀐 것이다.

이와 관련, 홍 사무총장도 22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정 의원이) 서울시장에 대해 좀 전향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봤다.

입장이 바뀐 건 김황식 전 총리도 마찬가지다. 그는 그동안 “정 의원 등 당선 가능성이 있는 좋은 분들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으면 좋겠다”며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한발 물러선 상태를 유지했다.

최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로스쿨의 한국법센터 수석고문직을 맡아 오는 4월까지 체류할 예정이어 불출마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그 최근 여권의 고위관계자와 만나 새누리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는 특히 추대가 아니라 당내 경선이 실시되더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결심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접시 물 바라보는 후보와 나부대는 후보 구분해야”

이처럼 출마 예정자들이 좀처럼 입장을 정하지 못하는 데는 당 지도부의 오락가락하는 ‘구인 전략’에 있다는 비판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친박계 한 의원은 최근 ‘데일리안’과 만난 자리에서 “당에서 정말 경선이 아닌 추대로 갈 생각이라면 일찌감치 방향을 잡고 한명을 확실하게 밀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여기저기 찔러보는 것은 당의 입장에서는 물론이고, 거론되는 후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홍문종 사무총장은 의원총회에서 한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투표율 56%를 기준으로 정 의원이 박원순 시장에게 이기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며 정 의원이 출마할 경우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산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후 정 의원이 좀처럼 출마 의지를 보이지 않자 이번에는 김 전 총리를 추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제기됐다. 심지어는 경선을 통해 당내에서 결정한 후보가 경쟁력이 없을 경우 김 전 총리를 추대해야 한다는 논의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도 잠시뿐, 이번에는 중국에 가 있는 권영세 중국대사가 후보군에 이름이 올랐다. 홍 사무총장이 지난 8일 라디오에 출연해 “심지어는 중국에 가 있는 권 주중 대사를 소환해야 된다는 말도 (당 안팎에서) 있다”며 불을 지핀 것이다.

이 밖에도 당 안팎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을 포함해 10여명이 넘는다. 당이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면서 후보군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그냥 접시에 담긴 물만 가만 쳐다보고 있는 후보와 진짜 서울시장이 되기 위해 나부대는 후보는 틀리다. 그런 것들을 잘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며 “당에서 중구난방 식으로 말을 해버리면 선거판이 '코멘트 빨'이 돼 버린다”고 비판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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