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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검사 열애 들통, 경찰 vs 검찰 갈등 탓?


입력 2014.01.22 09:42 수정 2014.02.03 10:37        민교동 객원기자

경찰,검찰 수사과정에서 에이미와 검사 관계 포착

에이미 열애 사실 번복 후 인정, 향후 행보 관심

꼬여도 너무 꼬여 버렸다.

이런 사건사고에 휘말리지 않았다면 검사와 여자 연예인의 열애설로 화제가 됐을 사안이다. 그것도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사법처벌을 받은 여자 연예인과 그를 피의자로 만난 담당 검사의 러브스토리는 숱한 화제를 양산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에이미의 열애설은 이런 훈담이 되지 못했다.

‘해결사 검사’라는 명칭으로 사회면에 오르내리는 사건의 주인공이 된 에이미와 춘천지검 A 모 검사(37)의 열애는 경찰과 검찰의 갈등 한가운데 놓이면서 숱한 구설수만 양산하고 있다.

시작은 훈담이었다. 에이미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첩보를 입수한 춘천지검 A 검사는 그를 구속기소했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유죄 판결을 이끌어 냈다.

그렇지만 구속 수감돼 있는 동안 에이미는 C형 간염을 앓았고 건강이 극도로 나빠진다. 에이미의 경우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았지만 이후 역시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은 장미인애 박시연 이승연 등은 불구속 기소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이들 모두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집행유예를 받았다.

그러다 보니 유독 에이미만 수감 생활을 했다. 판결 내용은 똑같이 집행유예지만 구속 기소된 터라 구속 수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건강이 나빠지기도 했다. 이런 부분에서 미안함을 느낀 A 검사는 에이미를 살뜰하게 챙겨줬고 그런 모습에 에이미 역시 A 검사에게 호감을 느꼈다.

결국 에이미에게 A 검사는 너무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 구속 수사를 받게 만들어 건강을 해치게 만든 장본인이지만 에이미는 각종 매스컴과의 인터뷰 때마다 오히려 A 검사가 고맙다고 말했다. 에이미는 “조사받는 과정에서 만난 검사님 덕분에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게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에이미가 성형수술을 받은 데 문제가 생긴 것.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힘겨워 하는 에이미는 해당 병원에 재수술을 요구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 소식을 접한 A 검사가 나서 해당 병원과의 협상에 돌입했다. 아무래도 자신 때문에 건강을 해쳤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A 검사는 에이미의 건강과 관련된 사안이라 더욱 적극적이었는지도 모른다.

협상이 마무리돼 에이미가 재수술을 받았지만 병원 측은 합의한 재수술이 아닌 다른 치료를 해줬고 그 소식을 들은 A 검사는 격분했다. 이에 압수수색을 운운하는 과격한 문자를 보냈다. 결국 에이미는 다시 무료로 재수술을 받았으며 병원 측으로부터 기존 수술비와 추가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1500여 만 원을 받았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이 문제가 돼 A 검사는 구속 수감됐다. A 검사가 현직 검사의 신분을 내세워 병원장을 협박한 부분이 변호사법 위반 및 공갈 혐의로 연결된 것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 사건 이면에서 벌어진 경찰과 검찰의 갈등이다. 최근 수년간 수사권 조정 문제를 놓고 치열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검찰과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 서로의 약점을 드러냈고 이로 인해 사건은 더욱 복잡해졌다.

먼저 약점을 드러낸 것은 경찰이다. 우선 문제가 된 것은 에이미의 재수술을 해준 성형외과 병원장이다. 병원장은 같은 병원에서 일하던 여성에게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 여성은 병원장이 자신에게 프로포폴을 주사한 뒤 성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예상 외로 경찰 수사는 더디게 진행됐다. 고소인인 여성은 사건을 담당하는 강남경찰서 소속 B 경사가 개인적으로 병원장을 만났으며 이로 인해 수사 진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의혹을 제기하는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또한 병원장은 전직 경찰청장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결국 전직이지만 경찰 고위층 인사의 친동생인 병원장을 경찰이 비호하는 듯한 모양새가 연출됐고 결국 경찰은 B 경사를 담당 수사에서 제외한 뒤 병원장 관련 수사에 속도를 냈다. 이런 애매한 병원장에 대한 수사는 검찰과 수사권 조정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경찰에게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그런데 경찰이 병원장의 휴대전화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A 검사가 보낸 문자를 발견했다. 압수수색 등의 단어까지 등장했음은 현직 검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병원장을 협박한 듯한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게다가 병원장이 에이미에게 건넨 1500만 원 가량의 돈 역시 에이미의 계좌가 아닌 A 검사의 계좌로 전달됐다.

혹시 A 검사가 그 돈을 착복했는지를 살펴보던 검사는 에이미에게 정상적으로 전달된 것을 확인했지만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의혹을 발견했다. A 검사가 그 돈에 자기 돈을 더해 1억여 원을 에이미에게 송금했기 때문이다.

현직 검사가 방송인 에이미의 해결사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검사의 지위를 남용하고 협박까지 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부분은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 문제 갈등에서 경찰에겐 유리한 사안이 될 수 있다.

물론 반대 입장인 검찰에겐 불리한 사안이다. 그런 만큼 검찰이 먼저 움직였다. 경찰의 A 검사 관련 수사 내용을 접한 검찰은 대검찰청 감찰본부를 통해 곧바로 감찰에 착수했으며 감찰이 수사로 전환된 지 단 나흘 만에 A 검사를 구속 수감했다. 현직 검사가 수사 나흘 만에 구속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초유의 사태다.

검찰 입장에선 그만큼 불편한 상황이었다.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 갈등도 문제지만 현재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가진 현직 검사가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 자체도 껄끄러웠기 때문이다.

A 검사의 법적 대리인인 임신원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병원과의 합의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속았다'는 생각에 화가 난 A 검사가 이성을 잃고 압수수색을 운운하는 등 과격한 문자를 보내게 됐다”면서 “현직 검사로서 부적절한 문자를 보낸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처벌도 받겠지만 협박을 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친형이 전직 경찰청장인 병원장이 일개 검사에게 겁먹어서 치료비를 환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주장을 펼치며 임 변호사는 A 검사를 ‘해결사 검사’가 아닌 ‘순애보 검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A 검사의 행동이 협박 등을 한 해결사가 아닌 연인 에이미를 위해 혼신을 다한 순애보라는 얘기가 된다.

그렇지만 현재 이들의 순애보는 매우 슬픈 현실에 부딪혔다. A 검사는 구속 수감돼 있는 상황이며 에이미는 자살까지 생각할 만큼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심지어 지난 19일에는 에이미가 친구에게 ‘죽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놀란 친구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경찰이 서울 한남동 소재의 에이미의 자택으로 출동해 자살 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물론 아직 상황은 진행형이다. A 검사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으며 병원장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진실이 드러날 것이며 법원이 최종적으로 이들의 유무죄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아직 에이미와 A 검사의 열애설 역시 어떻게 진행될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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