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 건설경기에 철도파업까지 '첩첩산중'
철도에서 육로로 전환하면서 물류비 상승...누적적자 1조원 넘어
건설경기 불황에 크게 위축된 시멘트업계가 철도노조 파업 장기화로 더 큰 악영향을 받고 있다.
겨울철은 시멘트업계 비수기라 물류운송에는 아직 큰 차질이 없지만, 기존 철도로 운송하던 물량을 육로로 운송하면서 물류비가 가중되고 있는 것.
19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이 11일째를 넘어서면서 시멘트 업체들의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쌍용양회나 한일시멘트 등 주요 7개 시멘트 업체들의 철도운송 비중은 평균 40%로 집계되고 있으며 제천과 단양 지역은 60%에 달하기도 한다.
현재 시멘트 업체들은 철도로 운송하던 것을 육로로 운송하고 있는 실정이다. 겨울철은 시멘트 업체 비수기이고 이 기간에 시설 보수를 주로 하기 때문에 배송 차질이 빚어지는 일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 재고가 쌓이고는 있지만 아직 우려할만한 상황도 아니다.
다만 철도에서 육로로 바꾸면서 물류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시멘트 업계는 고민하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철도에서 육로로 바꾸면서 톤 당 평균 3000~4000원 정도 물류비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찬수 한국시멘트협회 과장은 "겨울철은 시멘트 업체들에게는 비수기라 시멘트 수요가 크지 않아 큰 물류 배송 차질이 빚어지거나 하지 않고 있다"며 "대신 철도에서 육로로 바꾸면서 물류비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 철도노조 파업의 영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업체들은 그동안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로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거기다 전기료 인상과 유연탄 가격 인상 등 원가부담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시멘트 가격은 10년 전보다 더 떨어진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멘트 업체 주요 7개사의 2008년 이후부터 올 상반기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은 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2009년도에 반짝 흑자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이후부터 줄곧 평균 2000억원대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유연탄 가격 상승과 전기요금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큰 데다 건설경기 불황으로 시멘트 수요는 줄어들고 가격까지 인상하기 힘든 상황이라 이번 철도파업으로 물류비 상승은 더욱 큰 부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9.0% 인상돼 톤당 7만3600원이 됐지만, 2003년도 7만6500원보다 낮은 것으로 아직 10년 전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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