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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 SK 헤인즈 '공공의 적' 낙인 위기


입력 2013.12.16 14:22 수정 2013.12.16 16:16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2008년부터 성실한 플레이로 KBL 장수 용병 자리매김

KCC 김민구에 가한 비신사적 파울로 "영구퇴출" 압박까지

누구보다 KBL서 오랫동안 활약해왔고 한국농구를 잘 알고 있는 헤인즈라 이런 행동은 더욱 실망스럽다. ⓒ 데일리안 DB

'한국형 용병'으로 불릴 정도로 KBL 무대서 꾸준히 활약해온 애런 헤인즈(32·SK)가 한 순간에 '문제아'로 전락했다.

헤인즈는 지난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SK-전주 KCC전에서 김민구에게 가한 비신사적이고도 위험한 파울로 도마에 올랐다. 헤인즈는 수비를 위해 백코트하던 김민구의 명치를 팔꿈치로 가격했다. 볼과 전혀 상관없는 위치에 있었고, 굳이 과격한 몸싸움을 펼칠 상황도 아니었다. 리플레이 화면을 통해서도 헤인즈의 행동은 고의성이 짙게 묻어났다.

김민구는 코트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며 이리저리 뒹굴었고 잠시 호흡곤란 증세까지 보였다.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이를 뻔했던 순간이었음에도 현장에서 신속한 응급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빈축을 샀다. 김민구는 다행히 의식을 찾았지만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경기 중 헤인즈와 김민구가 감정적으로 충돌할 만한 상황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신경전을 벌이더라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상대에게 부상을 입히거나 위해를 가하는 일은 있어서도 용납될 수 없다. 헤인즈 파울은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할 수 없는 행위였다.

누구보다 KBL서 오랫동안 활약해왔고 한국농구를 잘 알고 있는 헤인즈라 이런 행동은 더욱 실망스럽다. 헤인즈는 지난 2008년부터 KBL서 뛰었고, 모비스-LG를 거쳐 지난 시즌부터 SK서 활약 중이다. 어느 팀에서든 꾸준히 자기 몫을 다하는 성실한 플레이로 농구 관계자들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돌출행동을 일삼는 다른 문제아 선수들과 달리 헤인즈는 올해 전까지만 해도 특별히 구설에 오르는 일도 거의 없었다.

2012-13시즌인 지난 2월 부산 KT와의 원정경기에서 상대편 코치에게 욕설을 했다는 혐의로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당시 헤인즈는 이를 부정했지만 KBL은 당시 정황상 헤인즈가 욕설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에 따라 300만 원의 제재금을 물었다. 국내 농구문화상 선수와 선수의 신경전은 있어도, 외국인 선수가 상대팀 코치에게 모욕적인 언사로 도마에 오르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이때부터 헤인즈가 한국농구를 무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는 헤인즈 개인의 돌출행동이 부각되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과열됐던 경기 분위기 속에서 벌어진 해프닝 정도로 인식됐다. 이번은 당시 욕설논란과는 차원이 다르다. 단순한 신경전이 아니라 자칫 상대의 선수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고의파울을 저질렀고, 중계화면을 통해 부정할 수 없는 확실한 증거까지 잡혔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SK 구단 측이 공식사과를 통해 진화에 나섰지만 헤인즈를 둘러싼 여론은 심상치 않다. 피해자 격인 KCC는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타 구단 감독들이나 농구계 관계자들도 하나같이 헤인즈에 대하여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KBL도 적당히 넘어갈 수 없는 분위기를 감지했다. 일부팬들이 주장하는 영구퇴출까지는 아니더라도 중징계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또한 징계와 별도로 앞으로 헤인즈가 출전하더라도 이번의 비신사적 행위로 인해 미운털이 박힌 상황이라 코트에서 집중 견제를 받는 ‘공공의 적’이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때 한국형 외인의 대표주자로 불리던 헤인즈가 최대 위기에 처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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