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자회동 '희망' 예결위 단독상정 '보류'
예결위 전체회의중 최재천 민주당 간사 들어와 여야 협의 양해 구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2일 민주당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불참으로 회의가 진행되던 중 새누리당은 이날로 예정된 여야 4자회동에 희망을 걸고 예산안 단독상정을 일단 보류했다.
새누리당은 불가피한 경우 예산안 단독상정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날 4자회동이 예정돼 있는 만큼 회동결과를 주시하면서 여야가 합의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은 오전 예결위 전체회의 정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다수 위원들이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심도있고, 민생을 생각하는 심의가 돼야 한다는 취지에서조금 더 기다려보자”며 “그래도 안 되면 법에서 정한 일정대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양 간사간 입장을 있는 그대로 허심탄회하게 협의하고 조율해 (일정대로 처리할 수 있도록) 최대공약수 끌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큰 틀에서 정치가 복원돼야 하고 그 틀에서 예산관련 법안이나 행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법안이 원만히 잘 처리되길 바란다”면서 “예결위에 맡겨진 임무인 세입-세출의 균형을 맞추고, 나라살림이 제때 여야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최 의원은 오전 예결위 전체회의 중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의원은 곧장 이군현 위원장 의석으로 걸어가 여야가 협의를 할 수 있도록 양해를 구했다. 최 의원은 “민주당, 빨리 들어와라”라고 회의 참석을 촉구하는 새누리당 위원들에게 “들어왔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새누리당 대부분 위원들은 예산처리 법정기한을 넘길 수 없다고 강력 주장하며 참석한 인원이라도 상정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오늘 만큼은 상정이라도 해야 한다. (민주당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예산안을 상정하는 것이 위법이냐. 아니다”라며 “출석조차 하지 않으면서 밖에서 위법이라고 하는 것이 국회를 소수의 횡포로 막으려는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 이 상황에 대해 민주당은 준엄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안에는 여야가 없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 올바른 예산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국회는 존재가치가 없어진다. 민주당은 오늘 이 자리 들어와 예산안을 국민 앞에 상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은 “국회에서 의사정족수를 규정한 것은 전원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회의를 열어 안건을 심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안건을 상정해 참석한 분이라도 심사를 하도록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오늘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으면) 법정처리시한을 11년째 넘기게 되는 불명예를 이어가는 것으로, 더 이상 야당이 예산안을 볼모로 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장우 의원도 “위원장은 금일중 상정해 내년도 준예산 편성으로 인한 국가경제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세워 달라”며 “야당의 떼쓰기도 도가 넘치고 있다. 소수의 강성정치로 국회가 파괴돼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황진규 의원은 “오늘이 예산심사 종료일인데, 시작도 못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예결위원장 간사, 위원들이 왜 존재하는지 한심한 생각이 든다. 심사심의도 못하는 것은 직무유기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주선 무소속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단독처리에 반대, 여야가 합의정신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 의원은 “상정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여야 합의로 국민이 바라는 예산을 통과시키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어떤 이유로든 예산을 볼모로 삼아 정쟁을 하는 것은 찬성하지 않지만, 야당이 주장하는 요구는 정부와 새누리당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문제는 국기를 흔드는 일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며,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마련에 앞장서야 한다”며 “기왕 늦어질 예산심의 상정이기 때문에 (새누리당) 단독처리 절차로 야당의 반발(을 살 것이 아니라) 야당이 하루 속히 복귀해 심도 있는 심의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도 “한 팀만 나와선 경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중요한 것은 구단주들 간에 빨리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하고 그렇게 하도록 협력하는 것이 빠른 것이다. 국민이 새누리당에 원하는 것은 정치력을 발휘해 책임정치를 보여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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