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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멸렬' 김한길에 민주당 의원들 분노 폭발


입력 2013.11.29 20:50 수정 2013.11.29 21:19        이슬기 기자

비공개 의총 지도부에 불만 폭발, 김한길 "직걸고 투쟁 이끌겠다"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중단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무언가 논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리멸렬, 오합지졸이 따로 없다'는 식의 얘기들이 나왔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 전날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해 필리버스터만 믿고 있던 지도부의 전략부재를 지탄한 것.

지난 5월 출범한 민주당 지도부는 그동안 여권에 대항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관련 특검과 특위 촉구, 시청 앞 광장의 천막당사, 24시간 비상국회 운영본부 설치 등 나름대로 애를 써왔으나 결국 '빈손'만 남았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의 오만과 독선, 대통령의 불통, 강창희 국회의장의 청와대 거수기 전략을 지적하는 격앙된 반응들이 주류였다”라며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의 전략부족에 대한 고언도 일부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총에서 당 중진 중 한 명은 격앙된 목소리로 “자꾸만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온다고 들려오고, 강경파 온건파가 있다고 하는데 이런 문제가 없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목소리 없이 지도부와 함께 단결해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에 따르면, 박병석 부의장은 그야말로 ‘분기탱천’상태였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박 부의장이 ‘내가 국회직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화가 많이 났다’라며 호통을 쳤다”라면서 “그야말로 전부 다 '지리멸렬 오합지졸이 따로 없다' 는 얘기였다”고 귀띔했다.

쏟아지는 불만에 김한길 대표는 '직'을 걸었다.

김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비장한 얼굴로 “지금 물러서면 우리가 아무것도 얻을 게 없다. 국회 보이콧을 빨리 끝낼 수 없다”라며 “여론이 압박해도 지금이 결판내야 할 시점으로, 독한 마음을 먹고 가자. 약한 말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면서 “투쟁 형식 등을 지도부에게 일임해주면 내가 직을 걸고 해내겠다. 내 직을 걸고 투쟁을 이끌겠다. 지도부를 믿고 따라주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대표가 직을 건다고 하니 순간 다들 조용해졌다. 다른 이야기들이 싹 사라지더라”면서 “거의 기립박수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이 지도부 결정에 대해 불만이 좀 있더라도 지도부에 (대응 방향을) 위임해 준 것에 대해 확실히 하고 특검·특위를 관철시키자는 얘기가 나왔다”라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도 나왔다”고 강조했다.

“직 건다고? 쓸 데 없는 이야기” 분열의 씨앗 여전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직을 걸겠다’는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대뜸 “쓸 데 없는 이야기를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게 무슨 대표직을 걸 만한 이야기인가. 임명안 처리가 그렇게 될 거란 것을 예측 못했다는 건데, 전혀 말이 안된다”라며 “결국 우리 당이 대처를 잘 못한 것이다. 이미 예상도 다 했던 건데, 중국집에 불 난 듯이 왜 갑자기 호들갑을 떠느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같은 의견을 가진 의원이 많이 있나’라는 질문에 그는 “많다. ‘도대체 뭐하는 거냐’는 생각을 많이들 갖고 있더라”고 답했다. 당내 '분열의 씨앗'이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당의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 한 의원실 관계자는 “무슨 회의도 하고 토론도 하고,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다음달 2일 강창희 국회의장에 대해 사퇴촉구결의안을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앞서 오후 4시30분경 전병헌 원내대표와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의장실을 찾아가 전날 임명안 처리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이와 같은 조치를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관례에 따라 의원총회를 하고 있을 경우, 본회의가 시작된다는 점을 원내대표에게 예고와 고지를 해왔었는데, 당일의 경우 그런 예고와 고지 절차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점을 들어 이것이야말로 한 번도 깨진 적이 없었던 관례를 국회의장이 깬 것이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다시 한 번 어제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무효임을 강조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다음 주 월요일 강 의장에 대한 민주당의 사퇴촉구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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