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학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신중해야"
2일 '전기요금 개편' 공청회 열려…경제계·학계들 "산업경쟁력 약화·물가인상 우려"
“현재 전력난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지난 2년간 전기요금 인상은 산업용에만 치우쳐 있어 산업경쟁력 약화와 물가상승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1층 코스모홀에서 열린 ‘전기요금 개편, 어떻게 할 것인가’ 공청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이 같이 주장하며 전력수급의 근본적 해결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에너지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성린 의원이 주최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 중앙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공청회에는 시민단체를 비롯해 산업계, 학계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주제발표와 패널 토론으로 진행된 이날 공청회에서는 합리적인 전기요금 개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특히 최근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기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덕환 교수는 “정부가 1990년대 말 ‘연료현대화 사업’을 통해 유류세를 대폭인상하고 2002년 전력산업 개편을 진행하면서 유류소비는 줄고 전기 소비가 급격히 늘었다“며 “하지만 지난 2년간 전기요금 인상률 가정용은 7% 수준에 그친 반면 산업용은 25% 이상 인상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교수는 사회적 갈등까지 야기하고 있는 이번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력수급의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 시 유류세 인하가 함께 시행돼야 하며 에너지 전담부서의 신설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이사는 올해까지 6년 연속으로 한국전력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요금인상은 필요하지만 산업용보다는 주택용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이사는 “한국전력의 지난해 4월 자체 산정 회수율 및 추후 요금 인상폭 감안 시, 현재 부문별 원가 회수율은 산업용이 90%후반, 주택용이 90% 이하로 추정되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이번 인상은 주택용에 맞춰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해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논의에 앞서 제3자에 의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원가 검증이 선행될 수 있도록 가칭 원가검증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정기철 철강협회 상무는 이러한 위원회를 활동을 통해 요금 인상 시 용도별 원가회수율을 명백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원가회수율이 높아 연간 1조원 정도를 주택용 등을 보조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정 상무는 “국내 제조업의 에너지 효율성은 일본, 미국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기업들이 전기를 낭비하고 있다는 국민적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을 더욱 인상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이 교수에 이어 주제 발표자로 나선 홍준희 가천대 교수는 기업부문의 과도한 전기요금 할인으로 국내 전력의 대부분을 산업 및 상업 부문에서 소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산업·상업용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상위 2%에 대해 전기요금을 연 10%씩 향후 5년간 누적 60% 인상해야 한다”며 “또 현행 3.7% 수준인 전력기반기금을 31%로 확대하는 반면 주택용 전기요금은 평균 13% 할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널 토론에 참석한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산업계가 요금동결주장보다는 원료비 절감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철강업계의 전기에 대한 생산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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