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틴, 56·57호 홈런 폭발 ‘왕정치·이승엽 넘었다’
49년 만에 일본프로야구 홈런 신기록
아시아 프로야구 역사상 첫 60홈런 초읽기
네덜란드 출신 거포 블라디미르 발렌틴(29·야쿠르트 스왈로스)이 49년 만에 일본 프로야구 홈런 역사를 새로 썼다.
발렌틴은 15일 일본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회 좌중간 스탠드에 떨어지는 120m짜리 대형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56호.
야쿠르트가 1-0으로 앞선 1회 1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발레틴은 상대 선발 에노키다 다이키의 바깥쪽 직구(시속 137Km)가 높게 형성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잡아 당겨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맞는 순간 본인은 물론 모든 관중들이 홈런임을 직감하고 환호성을 질렀을 만큼 잘 맞은 타구였다.
이로써 발렌틴은 오사다 하루(왕정치·1964년), 터피 로즈(2001년), 알렉스 카브레라(2002년) 등 3명이 갖고 있던 일본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홈런(55개) 기록을 경신했다.
발렌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에노키다를 상대로 시즌 57호이자 연타석 홈런포를 터뜨렸다. 일본야구 신기록과 함께 2003년 이승엽(삼성)이 세운 아시아 최다홈런(56개) 마저 가볍게 뛰어넘은 셈이다.
발렌틴의 홈런 신기록에는 관중들도 한 몫 했다. 전날 사실상 고의 4구를 내주며 승부를 피하자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진 것. 결국 이날 한신 선발 에노키다는 부담을 감수하고 정면승부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발레틴은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와 신시내티 레즈에서 선수생활을 했지만 큰 빛을 보지 못하다 2011년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은 뒤 야구 인생에 꽃을 피웠다. 반발력이 크게 떨어지는 공인구를 사용해 일본 야구 전체의 홈런수가 급격히 떨어졌던 2011년과 2012년 연속해서 31홈런을 터뜨림 홈런왕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지나친 투고타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공인구의 반발력을 높인 것이 발렌틴의 홈런 신기록을 도왔다.
발렌틴은 올 시즌 2.04경기 당 1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어 이 추세대로라면 63~65개가량의 홈런이 가능할 전망이다. 시즌 당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60개 이상의 홈런은 약물 홈런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배리 본즈(2001년) 이후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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