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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주자들 "배지' 떼야해 말아야해?"


입력 2013.09.21 10:51 수정 2013.09.21 10:56        조소영 기자

배수진 효과 있지만 낙선하면 백수되는 현실

안철수 신당 변수로 경우의 수 더 많아져 시름

‘배지, 떼야 하는데….’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의원인 지자체선거 주자들의 고민이 깊다. 지선에서 당선만 된다면 해당 지역 전체를 관할하다가 중앙 요직, 더 나아가 대통령을 바라보는 ‘잠룡’으로까지 거론될 수 있지만, 낙선한다면 국회의원직까지 잃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모’ 아니면 ‘도’인 싸움이다.

현역 의원들은 공직선거법 제53조 제2항 제3호에 따라 지자체 선거에 입후보하려 한다면 후보자 등록 신청 전까지 의원직을 던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보 등록 자체가 무효가 된다. 바꿔 말하면 당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 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단 얘기가 된다. 단, 당 경선 때 배수진을 치느라 의원직을 던지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선 위험요소가 더 커졌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존재한다는 요소 외에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인재들이 대거 출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명 ‘안철수 변수’다. 현재로선 “‘안철수 효과’가 옅어진 것 같다”는 게 중론이긴 하지만, 안 의원이 꾸준히 보폭을 넓히고 있어 무시할 수만은 없다.

다만 위험요소만큼 지선 당선은 당선자에게 큰 환희를 안긴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의원 권한이 아무리 많다지만 지역구뿐”이라며 “지자체장이 된다면 관할하게 되는 곳의 크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특히 차기 잠룡주자로 서려면 인지도가 가장 중요한데 눈에 띄는 지자체장을 하게 되면 얼굴 알리기가 수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현역 의원들이 대거 출마를 준비하는 주요지역으로는 서울·경기·부산 정도가 꼽히며, 모두 대중의 주목도가 높은 이른바 ‘트리플 지역’이다.

'두 마리 토끼' '악수효과'까지…향후 재보궐선거 있지만 돌아오기 '쉽지 않아'

우선 ‘대통령 전 단계’로까지 불리는 서울시장 자리에 새누리당에선 진영 보건복지부장관, 민주당에선 박영선·전병헌·추미애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역 의원 출마자가 적게 거론되는 편인데 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현역 프리미엄’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민주당은 고민이 크지 않다. 박 시장이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경우, 고심이 깊어진다. 박 시장과 겨룰 필승카드가 없어 ‘진영 카드’까지 손에 쥐곤 있지만, 진 장관의 인지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정식 후보 출마를 위해선 장관직과 의원직 모두 내려놔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청와대, 당, 개인까지 부담이 적잖다.

‘진 장관’ 자리를 메우기 위해 청와대는 장관을 재임명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고, 당은 ‘진 의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재보궐선거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개인으로선 잡았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아주는 일이다. 일련의 상황은 당선만 보장된다면 모두 마음 가볍게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선 썩 달갑잖은 일이다.

경기도지사의 경우, 중요도로는 서울시장과 쌍벽을 이루는데다 김문수 지사가 3선 도전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전자가 꽤 많다. 새누리당에선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 홍문종 사무총장, 심재철 최고위원, 남경필·정병국·원유철 의원, 민주당은 박기춘 사무총장, 김진표·원혜영·이종걸 의원까지 쟁쟁한 정치권 인사들이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다만 유 장관도 진 장관과 마찬가지로 이른바 ‘두 마리 토끼’ 부담이 있다. 이외에 나머지 의원들까지 포함해 모두 ‘고르다’는 특징이 있다. 누구 하나 튀지 않는단 얘기다. 이렇게 되면 굳이 공식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배지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 ‘튀기 위해’ 의원직을 던지는 인사가 나올 수도 있단 얘기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 당시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악수(惡手)효과’가 재연될 수 있단 점에서 ‘눈치보기 싸움’만을 할 가능성도 있다. 김 지사는 대선 때 당 경선 승리를 위해 지사직을 던지는 배수진을 쳤지만 경선 결과 낙선하는 아픔을 맛봤다. 이후 지사직은 새누리당 소속 홍준표 전 의원에게 넘어갔고, 자신의 정치 존재감 또한 미약해졌다.

아울러 부산시장은 현 허남식 시장이 ‘3선 연임제한’으로 출마에 발이 묶이면서 무주공산이 돼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어느 곳보다 지역색(色)이 강했던 곳이었지만,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등 흥미진진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서병수 의원이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으며, 박민식 의원도 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역 언론 여론조사에선 김세연 의원이 1위를 달리며 나머지 후보들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현직 중 조 최고위원만이 언급된다.

부산시장은 서울시장과 반대로 상대적으로 새누리당색이 강하기 때문에 민주당의 부담이 더 크다. 특히 조 최고위원은 민주당 내 ‘부산 3선’이라는 위업을 세운 유일한 의원이다. 후보로 나서게 돼 배지를 떼게 된다면 이 위업도 ‘3선’으로 끝나게 되고, 민주당은 당의 부산 발판을 잃게 된다. 개인으로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때문에 조 최고위원의 경우, ‘배지 지키기’의 일환으로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한편, 지선에서 패배한다고 아예 공직선거에 나올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맹형규 전 안행부장관의 사례가 있다. 지난 2006년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으로 5.31지선에서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맹 전 장관은 경선에서 떨어진 뒤 곧바로 7.26재보궐선거에서 자신이 사퇴했던 지역구인 송파갑에 재출마해 배지를 달았다.

하지만 이 사례는 선출직 공무원이 임기 중반에 사퇴한 뒤 같은 지역구의 보궐선거에 재출마하는 것을 막는 법이 추진되는 등 세간의 비판을 불러왔다. 만약 같은 일을 반복하는 인사가 있다면 ‘제2의 맹형규’로 낙인찍혀 심한 경우에는 정계에서 추방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지선 패배 뒤 배지를 되찾는 일이 매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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