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출판기념회에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등 대거 참석 눈길
통합진보당의 ‘정신적 지주’인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혐의 등으로 구속된 뒤 진보그룹 내 통진당 세력이 급속히 약화되고 ‘제2차 야권재개편’이 이뤄지는 모양새다. 최근 통진당을 제외한 진보그룹 내 주요 인사들은 조직출범이나 토론회 등을 열어 서로 간 연결고리를 단단하게 하는 모습이다.
먼저 진보정치의 선구자로 불리는 권영길 전 의원은 10일 오후 7시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시민단체 성격을 띠는 ‘사단법인 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림살이’(이하 나살림) 출범식을 갖는다. '나살림'은 무상교육, 무상의료 및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을 실현하는 게 조직목표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할 인사들은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일컬어지는 거물급들이 대거 포함돼있다.
권 전 의원의 맥을 잇는 정의당 소속 천호선 당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 노회찬 전 당대표는 물론 지난해 대선에서 야권단일후보 자리를 두고 한판승부를 벌였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자리한다.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 등으로 촉발된 통진당 분당 사태를 막으려 했으나 실패한 뒤 정계를 떠난 강기갑 전 의원도 오랜만에 얼굴을 비춘다.
이외에 한면희 전 창조한국당 대표, 천영세·최순영 전 의원, 강정구 전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참석한다.
심-문-안 '3자 만남' 주목…안희정-손학규도 시동?
특히 심 원내대표와 문·안 의원 간 ‘3자 만남’이 주목된다.
지난 대선 당시 심 원내대표는 진보정의당(현 정의당) 소속 대선후보로 나와 안 의원보다 문 의원과 거리를 좁혔다. 하지만 지난 4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안 의원이 심 원내대표를 향해 여러 차례 ‘러브콜’을 보내면서 현재 정치권 안팎으로는 ‘심·안 연대설’이 나돌고 있다. 문·안 의원은 다소 불편한 사이다. 지난 대선 당시 매끄럽지 못한 단일화를 가졌고, 문 의원이 낙선한 뒤엔 그 책임을 놓고 양측 간 공방이 벌어졌었다.
아울러 문 의원과 천 대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핵심인사 출신이다. 문 의원은 청와대 비서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천 대표 또한 당시 대변인과 홍보수석비서관 등을 지냈다. 이후 문 의원은 민주당, 천 대표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과 손을 잡고 국민참여당을 만든 뒤 통진당을 거쳐 현재 정의당에 속해있다.
또 다른 차기 대권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도 정계 전면에 나설 신호탄을 울리는 모습이다.
안 지사는 지난 2008년 설립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이하 더연)를 통해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더연은 ‘분권과 자율’이라는 토대 아래 지방자치 발전을 목표로 세우고 있으며, 노 전 대통령이 1993년 설립한 ‘참여시대를 여는 지방자치실무연구소’의 후속이다. 그간 지방정치 등에 대해 여러 번 강연을 해왔던 안 지사는 오는 11일 오후 4시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지방분권특별위원장 자격으로 또 한 번 강연을 갖는다.
독일 유학 중인 손 고문은 지난 9일 지지자들을 향해 ‘통합과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는 편지를 보냈다. 손 고문은 이외에도 종종 이런 형식의 편지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려왔다. 9월말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는 손 고문은 10월 재보궐선거 ‘수원을 출마설’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