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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만찬장 울려퍼진 '만남' 뜨거운 박대통령


입력 2013.09.10 10:05 수정 2013.09.10 16:13        김지영 기자

상 국가주석, 박 대통령 위해 한국 노래 선물보따리 풀어

박 대통령 직접 무대 올라가 출연진들과 일일이 악수까지

박 대통령은 9일 쯔엉 떤 상 국가주석이 하노이 시내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에서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청와대

9일 오후(이하 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인터내셔널 컨벤션센터에 박근혜 대통령의 애창곡인 가수 노사연의 ‘만남’이 울려 퍼졌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을 위한 쯔언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의 선물이었다. 공연 말미엔 박 대통령과 상 주석이 함께 무대에 올라 박수를 치며 출연진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국빈 방문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상 주석이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베트남의 유명 가수들은 우리말로 ‘그 겨울의 찻집’, ‘칠갑산’, ‘서울의 찬가’, ‘친구여’, ‘만남’ 등 우리 대중가요를 부르거나 전통악기로 연주했다.

특히 가수들이 마지막 공연으로 ‘만남’을 합창할 때 만찬장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노래가 끝나갈 때쯤 박 대통령은 상 주석과 함께 무대에 올라 출연진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참석자들은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꺼내들고 연신 플래시를 터뜨리며 감동의 무대를 사진에 담았다.

이 같은 장면은 지난 6월 방중 때도 연출된 바 있다. 당시 중국 측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박 대통령의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가 즐겨 듣던 ‘고향의 봄’ 합창을 준비했다. 중국 측은 또 박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로고송으로 직접 불러 화제가 됐던 ‘행복을 주는 사람’ 솔로 연주를 선보였다.

이번 베트남 방문에서도 박 대통령은 파격적인 예우를 받으며 공식일정을 마무리했다.

아울러 베트남 측은 이 자리에 우리 측 경제사절단 79명을 모두 초청하는 특별대우를 선사했다. 당초 만찬에는 사절단 중 일부 대표자들만 참석하기로 돼있었다. 그러나 우리 측 사절단장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에게 전날 오후 베트남 정부 측으로부터 사절단 전원을 초청한다는 통보가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조원동 경제수석비서관도 깜짝 놀랐다. 조 수석도 잘 모르는 내용이었다”며 “마지막에는 참석했던 양국 사람이 너무 감동했다.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호찌민 전 국가주석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청와대

호치민 묘소 헌화로 공식일정 개시…도착부터 뜨거운 환영

박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다음날이었던 지난 9일 오전 베트남의 ‘국부(國父)’ 호치민 전 국가주석의 묘소에 헌화하면서 국빈 방문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베트남 정부에선 응웬 티 하이 쮜엔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을 명예수행원 자격으로 보내 박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쮜엔 장관과 함께 묘소 입구로 가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라고 쓰인 리본을 조화에 붙이며 예를 갖췄다. 베트남에선 망자의 묘지에 헌화할 때 조화에 장식된 리본을 조화 꽃다발에 붙이는 것으로 참배 의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묘소에 묵념한 뒤 자리를 이동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공식환영식이 열리는 하노이의 주석궁으로 향했다. 베트남 의장대의 도열을 받으며 들어선 박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려 주석궁으로 걸어 들어갔다. 동선엔 50여명의 아이들이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한 남자아이(화동)는 박 대통령에게 다가가 꽃다발을 건넸다.

박근혜 대통령과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이 9일 오전 주석궁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3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청와대

박 대통령이 마중 나온 상 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주석궁 앞마당 중앙에 있는 사열대에 오르자 애국가와 베트남 국가가 차례로 연주됐다. 연주가 끝난 뒤 박 대통령은 단상에서 내려와 베트남 각 부처 장관들과 악수를 나누고, 다시 사열대에서 의장대의 사열을 받고 상 주석과 함께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했다.

단독·확대정상회담 후 국회의장·당서기장 면담 "수준 높은 FTA 공감대"

박 대통령은 상 주석과 단독정상회담을 통해 2020년까지 양국 교역액 7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두고, 2014년 중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상 주석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상 주석은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주길 희망했고, 나는 우리 기업들의 활동과 투자환경 개선 및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베트남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해서 이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또 한국의 원전 기술 공유를 통한 베트남 원전 개발을 위해 협력을 지속하고, 융깟 석유비축사업과 남부지역 화력발전소 등 베트남의 신규에너지 인프라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도록 협력키로 했다. 아울러 베트남의 과학기술 발전 지원을 위한 한·베 과학기술연구원 설립약정을 체결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이 9일 오후 주석궁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히고 있다. ⓒ청와대

이와 함께 양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고용허가제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키로 합의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될 것을 촉구하고,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등 지역협력체에서 적극 협력키로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양국은 1992년 수교 이래 정치·경제·통상·사회·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큰 관계 발전을 이룩했다”면서 “오늘 우리 두 정상은 양국이 지난 20여 년 간 이룩해놓은 성과를 토대로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더욱 내실 있고,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진 확대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과 베트남 지도부는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위한 규제 완화, 국내 은행의 호치민 지점 개설 등을 주제로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 대통령이 공언했던 세일즈 외교와 상통하는 부분으로,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과정에서 상당 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박 대통령은 공식일정의 일환으로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주최 오찬에 참석한 뒤 응웬 푸 쫑 당서기장, 응웬 신 흥 국회의장과 개별면담을 갖고 상호 주요 관심사와 현안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나눴다.

한편, 이날 하노이에서 국빈으로서 공식일정을 마친 박 대통령은 10일 호치민시로 이동해 호치민 당서기를 면담한 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과 교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호치민 방문을 끝으로 베트남 방문을 마무리하고 다음날 전용기를 통해 귀국한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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