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km 헤드샷 보다 아찔한 ‘리즈 세리머니’
삼성과의 경기서 6회 배영섭 향해 헤드샷
올 시즌 사구 부문 1위, 불안한 제구 위험수위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레다메스 리즈(30·LG 트윈스)가 잇따른 사구(死球)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리즈는 8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리즈는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을 7개나 뽑아내는 등 위력적인 공을 뿌렸지만 모든 투구가 포수 미트에 꽂힌 것은 아니었다.
사건의 발단은 배영섭이 일명 헤드샷을 맞고 병원으로 후송된 6회였다. 무사 1루 타석에 들어선 배영섭은 볼카운트 4구째 몸 쪽 높은 공이 헬멧 쪽으로 향하자 피할 겨를도 없이 그대로 맞고 쓰러졌다. 전광판에는 151km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찍혔다.
리즈의 투구는 배영섭 헬멧 귓 부분을 정통으로 가격했고, 이로 인한 충격으로 배영섭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의료진이 투입됐고, 후송차량에 몸을 실은 배영섭은 그대로 병원으로 향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고의 여부를 떠나 ‘가해자’ 리즈는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성숙하지 못한 자세로 야구팬들의 입방에 오르고 있다.
리즈는 배영섭 사구 후 무사 1,2루 위기서 세 타자를 연속으로 삼진으로 처리, 이닝을 마쳤다. 특히 2사 후에 만난 거포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에는 기쁨에 겨운 나머지 마운드에서 펄쩍 뛰는 과도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바로 10분 전, 동종업계의 배영섭을 자신의 손으로 병원에 보낸 것은 까마득 잊은 채.
현재 야구팬들이 리즈의 세리머니를 불편하게 여기는 까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리즈는 올 시즌 사구 부문 20개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이날 경기서도 7회 마운드에 올라 박석민을 또 한 번 맞춰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바로 전 등판이었던 SK전에서는 최정에게 두 차례나 사구를 던져 물의를 일으킨 리즈다.
리즈는 160km에 가까운 강속구를 보유한 투수다. 때문에 불안정한 제구력은 리즈의 최대 약점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16구 연속 볼을 던져 일명 ‘멘붕(멘탈붕괴)’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리즈의 볼을 상대해야 하는 타자 입장에선 공포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언제 어떤 곳으로 볼이 날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즌 초에는 KIA 나지완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리즈는 경기 후 배영섭에게 “미안하다. 고의가 아니었다”고 했지만 과도한 세리머니로 인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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