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강공전략 박 대통령, 아베의 처신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A4 한 장 반 분량 강경한 대일본 발언
정상회담 개최 조건은 결국 일본의 직접 사과까지 겨냥한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박 대통령은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68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일본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이라며 “하지만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최근 상황이 한일 양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과거 발언과 비교해 표현은 다소 달라졌지만, 일본의 반성 없이 한일 관계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언론사 논설실장단과 오찬에서 한일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지금도 일본은 계속 독도 문제며 위안부 문제며 우리 국민들의 상처를 건드리는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미래지향적으로 가는 분위기 속해서 하더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한일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독도,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일본의 인식과 태도 변화를 내건 것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위한 정상회담을 했는데, 끝나자마자 또 독도, 위안부 문제가 그대로 나오면 그 정상회담은 왜 한 것이냐. 관계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며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노력을, 환경을 만드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신분이던 지난해와 지난 5월 방미 중에도 각각 일본 언론사 기자와 미국 언론 앞에서 일본의 역사의식을 비판한 바 있다. 이날 축사 자리가 광복절 기념식이라는 특수성을 떠나 박 대통령은 당초부터 대일관계와 관련한 확고한 입장을 지니고 있던 것이다.
다만 박 대통령의 이날 축사는 과거와 비교해 표현이 다소 완화됐다. 박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 개최 의사와 독도 영유권, 위안부 보상 문제 등 직접적인 의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발언 수위만 놓고 보면 과거보다 훨씬 강경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치가 국민의 이런 마음을 따르지 못하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해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는 분들에 대해서도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에두른 표현이긴 하지만 박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자 등의 보상 문제를 거론한 건 취임 후 처음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광복절 축사와 비교해서도 수위가 높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광복절 기념식 축사를 통해 “일본도 역사를 직시해서 불행했던 과거를 현재의 일로 되살리는 우를 결코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복절이라는 기념일이 갖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비판한 발언은 이 한 문장뿐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날 일본을 향해 A4 한 페이지 반 분량의 발언을 쏟아냈다. 문장으로 따지면 14문장이다. 최근 욱일기 사용 정당화를 비롯한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을 의식한 것일 수도 있지만, 박 대통령의 대일관과 역사관을 고려하면 무리도 아니라는 시각이다.
다만 박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공약 중 하나인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언급하며 한일 관계 진전의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나는 대다수 일본 국민은 한일 양국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만들어가길 염원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일본이) 함께 만들어가길 바란다”면서 “지금까지 이뤄내지 못했던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공동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에 동북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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