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반대' 학생들 “두렵지만 잘못됐다는 마음에”
19일 광화문 광장서 대학생 5명 "절차 무시한 시국선언 철회" 요구
“두렵지만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마음에 나왔다.”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상 앞에서 '대학 시국선언 반대그룹' 소속 대학생 5명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가 지난달 19일 공식적인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국정원 문제에 대해 시국선언을 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절차를 무시한 시국선언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대학생=시국선언 동의’라는 공식을 깨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이들은 연대 총학의 시국선언 발표 과정에 대한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총학측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집회 현장에서 조심스럽게 피켓을 들었고, 이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기특하다”며 음료수를 건네기도 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정모씨(남·56)는 “시위를 한다는 사실을 듣고 왔다”며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기 보다 이런 목소리를 내는 젊은층들도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시국선언 반대 그룹 소속 한 대학생은 “사실 시위를 하러 나오는 게 겁이 났다”며 “진보쪽과 충돌이 있을 수도 있지만, 경찰이 지켜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왔다”고 말했다. 또한 "시국선언 반대연합 소속 학생들이 400명이 넘지만 대부분 젊은 보수를 비난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목소리 내는 젊은층도 있는 게 바람직하다"
연세대학교 소속 대학생 김상훈씨는 “이런 시위를 하면 우리를 극우세력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리는 단지 시국선언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국선언 반대그룹은 “민주화를 외치는 집단이 비민주적인 태도로 학교명의 혹은 총학생회 명의의 시국성명을 한다”며 “이에 서연넷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많은 학생들은 반대의사를 개진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에 총학은 절차상의 문제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며 “총학은 6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불과 4일 동안 인터넷으로만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결과는 785명이 참여해 609명에게 입장표명 찬성이라는 표를 받게 되면서 시국선언에 명분을 확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투표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시국선언 반대 연합 일동 382명은 총학의 시국선언을 반대하며 조속히 대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3여명 전체 학우 중에 609명만 참석한 시국선언, 절차상 문제 있다"
반대 연합은 조목조목 시국선언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첫째 투표 참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3만여명에 달하는 연세대 학우들 중 단 785명만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투표의 사전공시도 불충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열흘도 채 안 되는 기간 만에 투표를 강행해 버리는 악수를 저지른 결과 저조한 투표율이 나타나게 되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투표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이들은 “온라인투표에서 학번, 이름, 연락처를 모두 공개하라는 비밀투표의 원칙조차 저버리는 행위를 해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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