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자체 개혁' 발표에 야당 "입 다물라"
민주당,"국정원이 오만방자함의 끝을 보이고 있다”
국정원, "자체 개혁을 추진해왔으나 논란이 지속돼"
국가정보원(국정원)이 10일 자체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개혁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자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일제히 국정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정원이 오만방자함의 끝을 보이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셀프 개혁’ 주문에 충실히 화답하듯 개혁 방안을 내놓았는데 그 내용은 새로울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국내정보수집 기능이 폐지될까, 국회의 국정원에 대한 감시가 강화될까 전전긍긍하는 국정원의 노심초사만 읽힐 뿐”이라며 “민주당은 남북정상의 대화록을 불법 공개한 남재준 국정원장은 국정원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그 첫 대상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 남 원장은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묻고 싶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서해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국정원의 인식”이라며 “국정원은 ‘NLL대화록’ 공개가 ‘국가 안보 수호 의지이며, 국가를 위한 충정이었으며,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은 ‘NLL포기’가 분명하다고 다시 한 번 주장하고 있다. 이 정도면 오만방자함을 넘어 결기마저 느껴진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또 “자신들의 불법을 뒤덮기 위해 변명으로 일관하는 국정원은 ‘셀프개혁’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거꾸로 잘 드러내주고 있다. 국내정치 개입에 대한 유혹이 그리도 강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이런 식으로 꼼수를 부려 조직의 위기상황을 모면하려고 한다면,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언급했다.
뒤이어 김제남 진보정의당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갖고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은 NLL포기 발언이 맞다’고 주장했는데 참으로 정신 나간 국정원”이라며 “온 국민에 의해 시급한 개혁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으면 근신하고 자중할 일이지, 어딜 감히 국민의 머리 위에서 제멋대로 짓까부는가”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어 “국정원이 이렇게 함부로 날뛰는데는 바로 믿는 구석이 든든하게 있기 때문이다. 엊그제 박 대통령이 ‘국정원 스스로 개혁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은 사실상 남 원장과 국정원에게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계속해서 이어지는 국정원의 망동은 박 대통령의 신임과 면죄부가 아니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은 세상 모르고 날뛰는 국정원의 고삐를 이제 그만 당기시길 바란다. 남 원장을 즉각 해임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정원 개혁의 구체적 방안을 밝혀야 한다”며 “그리고 국민의 명령을 국정원에 전한다. 입 다물라”고 경고했다.
앞서 국정원은 이날 오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 원장 취임 후 조직개편과 인적 쇄신 등 자체 개혁을 추진해왔으나 ‘국정원 댓글 논란’ 등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새로운 국정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정원 내 자체 TF를 만들어 제2의 개혁 작업에 착수, 대내외 전문가들의 자문과 공청회 등을 열어 개혁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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