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이란 깬다" 최강희 감독 설욕 다짐
이란 원정 당시 푸대접 받으며 어려운 경기 펼쳐
최강희 감독 "아시아 전력 판도도 중요, 승리할 것"
'난적' 우즈베키스탄을 꺾었다.
경기 전까지 통산 전적에서 7승 2무 1패로 일방적으로 앞섰지만 최근 우즈베키스탄의 전력이 많이 좋아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홈에서 강한 한국 축구가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1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7차전 홈경기에서 상대 자책골로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대표팀은 4승 2무 1패(승점 14)를 기록하며 승점 11에 머문 우즈베키스탄을 승점 3 차이로 제치고 조 선두를 굳게 지켰다. 골득실차도 6-2에서 7-1로 벌어지면서 이란전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만약 대표팀이 이란전에서 0-1로 진다고 해도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6골차 이상으로 이기지 않는 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오는 18일 이란전에서도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이미 한국 축구가 이란과 원정에서 아쉽게 0-1로 졌기 때문에 특정팀을 이기지 못하고 월드컵 본선에 나간다는 것은 '자존심 문제'라는 것이다.
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란전을 언급하면서 설욕을 다짐했다. 그는 "원정 당시 이란에서 보여줬던 우리에 대한 푸대접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이미 이란과 원정 경기에서 0-1로 아쉽게 졌기 때문에 홈에서는 반드시 이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아시아 축구의 판도도 중요하다. 이란전을 이겨서 한국 축구가 여전히 아시아의 최강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 감독은 "이란과 같이 가는 것이 좋으냐,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월드컵 본선에 가는 것이 좋으냐"는 우즈베키스탄 기자의 애교성 질문에 "우즈베키스탄 기자들이 있으니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겠지만 이란이 좀 더 미운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으려면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란을 꺾어줘야만 한다.
다행히 팀 분위기도 좋아졌다. 김남일이 왼쪽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오는 18일 이란전 출전 여부를 장담할 수 없지만 이명주가 최강희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명주는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면서 새로운 '진공청소기'로 탄생했다. 박종우는 우즈베키스탄전 경고로 경고 누적이 되어 이란전에 나설 수 없지만 레바논전에서 뛰었던 한국영이라는 또 다른 카드가 있다.
또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춘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한 것은 큰 수확이다. 우리 선수들의 발끝으로 골을 넣어 이긴 것은 아니지만 손흥민을 포함해 이청용의 공격도 활발하다.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여기에 '비겨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하는 것은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 만에 하나 이란전에서 패하고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에 대승을 거두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조 3위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최강희 감독은 월드컵 예선전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란 타도'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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