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축구대표팀, 레바논전 사활 걸었다
이란-카타르전 결과 따라 승점차 벌리며 홈 2연전 안정
최강희 감독도 이동국-손흥민 동시 출격 고려 '승부수'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레바논 원정에 모든 것을 걸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레바논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단순히 레바논전이 원정이기 때문에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 아니다. 승리하면 부담스러운 홈 2연전이 더 편해지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레바논과 원정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현지 적응을 한 뒤 1일 결전지 레바논 베이루트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레바논과 세 차례 맞붙었다. 홈 두 경기에서는 완승했지만 원정에서 패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최종예선도 올라가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뻔 했다. 레바논 원정 패배로 조광래 전 감독도 낙마했다.
최강희 감독으로서는 1년 전 당했던 레바논 원정 패배를 되갚으면서도 승리를 통해 홈서 열리는 2연전을 여유 있게 치르겠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최 감독이 대표팀 선수 명단을 발표하면서 레바논전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표팀이 레바논을 꺾을 경우 승점13이 돼 일정이 없는 우즈베키스탄을 제치고 조 1위로 올라서게 된다. 그런데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가 있는 같은 날에 나란히 승점 7을 기록하고 있는 이란과 카타르의 맞대결이 있다. 이 경기는 카타르 홈경기로 치러진다.
객관적인 전력 면으로 보면 카타르가 이란에 약간 뒤처진다는 평가지만 카타르 홈경기로 치러지는 데다 이 경기를 이길 경우 조 3위로 뛰어오를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예측을 할 수 없다. 카타르는 지옥과 같은 이란 테헤란 원정에서도 0-0으로 살아남은 바 있다. 한국도 0-1로 졌던 이란 원정이었다.
이 경기에서 한국에 가장 유리한 결과는 카타르가 이란을 꺾어주는 것이다. 카타르가 이란전 포함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긴다고 해도 승점13에 불과하다. 이란 역시 카타르전을 지고 레바논, 한국과 경기를 모두 이긴다고 해도 승점 13밖에 따내지 못한다. 한국으로서는 레바논을 꺾은 뒤 우즈베키스탄과 홈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승점 14가 돼 자력으로 본선에 올라갈 수 있다.
이란과 카타르가 모두 승점 1을 얻는, 즉 두 팀이 비기는 결과도 그리 나쁘지 않다. 카타르가 이란전을 치르고 나면 단 한 경기만 남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은 레바논만 꺾으면 완전히 카타르 추격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전을 이기면 무조건 자력 본선진출이 확정되고 비긴다고 하더라도 큰 어려움 없이 브라질행 티켓을 따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란이 카타르와 비기고 레바논을 꺾을 경우 승점 11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국은 이란전에서 비겨도 자력으로 본선에 나갈 수 있다.
이란이 카타르를 꺾는다고 가정하면 레바논전 승리는 더욱 절실해짐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를 모두 감안한다면 3연전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서는 레바논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동국(전북 현대)과 손흥민(함부르크)의 동시 출격을 고려, 그리고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이 각각 경고 누적과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김남일(인천)을 대표팀에 불러들인 것 모두 레바논전 승리를 위한 포석이다. 레바논 원정에 한국 축구의 2010년대 중후반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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