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호남 소외론? 호남이 나를 선택했다"
30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서 "권리당원 상당수가 호남인데..."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30일 당 지도부 개편 과정에서 호남이 소외됐다는 지적에 대해 “호남을 소회한 것이 아니라 호남이 선택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전국대의원대회의 예를 봐도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 중 상당수가 호남 유권자인데, 그 많은 호남 유권자가 호남 후보를 대표로 뽑은 게 아니라 나를 택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호남소외론이라 하는데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당대표 경선에서 나를 뺀 나머지는 호남 출신 후보들이었는데 뽑히지 못했고,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두 후보가 호남 출신이었는데 그들이 선택받지 못해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당내 계파주의 정치와 관련해 “지금 민주당은 계파주의 정치로부터 빠른 속도로 벗어나고 있다”면서 “일부 지나치게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간혹 없었으면 좋았을 일들 만들기도 했지만, 그런 부분 역시 빠른 속도로 수그러들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지도부로 여러 번 일을 해봤는데 새 지도부는 이전 지도부와 상당히 다르다”며 “기존의 민주당은 지도부에 속한 최고위원들이나 당의 고참의원들이 공공연하게 계파의 이해나 입장을 얘기했는데, 이번 새 지도부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새 지도부는 계파의 입장을 주장한다거나 계파의 이익 때문에 ‘이것은 부당하다’고 반대하는 것이 없다”며 “내가 참석한 지도부 가운데, 이번 지도부는 색다른 지도부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새 정부 들어 급속도로 경색된 남북관계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조건 없는 선대화 제안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 중국의 시진핑이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우리와 미국은 비핵화를 전제로 해야만 할 수 있다고 한다”며 “과거 6자회담에선 회담을 통해 비핵화란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비핵화를 전제해야만 6자회담을 할 수 있다면 그건 무엇을 위한 회담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북한이 개성공단 정상화 의지를 내비치고 있고,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개최하자고 제안하고 있는 건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로 볼 수 있다면서 박 대통령에게도 전향적인 인식 전환을 주문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6월 임시국회 현안과 당 운영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자의 엉뚱한 질문과 김 대표의 재치 있는 답변으로 촬영장 곳곳에서 웃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았던 최영범 SBS 논설위원은 김 대표에게 “부인이 염색하라고 잔소리는 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김 대표는 웃으며 “(사실) 집사람이 결혼 초기부터 염색하면 좋겠다고 얘기했지만 내가 내 인생철학으로 그 요구를 압도했다”고 답했다.
특히 김 대표는 “내가 검은머리라면 절대 흰머리로 염색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생겨먹은 대로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자랑은 아니지만 세수하고 얼굴에 뭘 발라본 적도 없고, 머리를 단정히 빗어본 적도 없다”면서 앞으로도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질문을 했던 기자들이 당황한 순간도 있었다. 김 대표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갑을(甲乙)관계와 관련해 “어떤 사람은 갑이면서도 을이다. 기자들만 해도 그렇지 않나. 회사에서”라고 말하자 말문이 막힌 것. 순간 스튜디오에 있던 대부분의 언론인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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