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김한길-성김, 6자회담 재개 놓고 '팽팽'


입력 2013.05.28 16:29 수정 2013.05.28 16:32        조소영 기자

'선대화 후비핵화'냐, '선비핵화 후대화'냐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성김 주한미국대사가 ‘6자회담’ 재개를 놓고 팽팽하게 맞붙었다.

28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만난 김 대표와 성 김 대사는 14분여간 진행된 공개 면담에서 각각 ‘선(先)대화 후(後)비핵화’와 ‘선비핵화 후대화’를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김 대표는 노웅래 비서실장이 중간에 면담을 비공개로 전환하려 하자 “조금만 있다가 (하자)”면서 자신의 주장을 성김 대사에게 공개적으로 강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이날 성김 대사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회담으로 한미관계가 더 공고해진 성과는 있지만, 우리당 입장에선 한반도 긴장을 풀어내는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그런 기대가 만족스럽지는 않았던 것 같다”면서 포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이어 “우리로서는 하루 빨리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미국이 크게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성김 대사는 “새누리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과 함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미관계를 열어가고, 발전시켜나가길 기대한다”면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래서 앞으로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과 공조를 통해 강력한 (핵)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을 방문한 성 김 주한 미국대사와 인사를 나눈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 대표가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미국이 북한과의 ‘선대화’에 적극 나서달라는 취지로 발언했지만, 성김 대사가 이에 ‘선비핵화’를 주장하면서 김 대표의 의도와는 엇나간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김 대표는 이에 다시 “‘6자회담’의 성사여부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미국과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 공통으로 상당히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가 ‘북한의 진정성’이라고 하더라”면서 “하지만 원래 ‘6자회담’이라는 것이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주도해 만들어진 자리인데 지금 미국과 우리 정부는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진정성이 없다는 기본 태도를 갖고 있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성김 대사는 김 대표의 이 같은 질문에 전보다 더 강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고, 우리는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협상의 과정이 생산적이고, 진정성 있고, 실행할만한 것이어야 한다. 만약 ‘6자회담’이 재개되거나 재개될 때 우리는 좀 더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김 대사는 그러면서 “지난 몇 년 동안 북한의 행동과 말을 살펴봤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서 북한이 진지한 협상파트너인지에 대해 우려와 의심을 갖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라며 “(향후) 북한이 진지하고 신뢰할만한 협상파트너라는 모습과 의지를 보여준다면, 미국과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은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북한과 진지하게 대화할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인사는 이후에도 평행선을 긋는 대화를 이어나갔다.

김 대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특사(최룡해 총정치국장)에게 얘기한 것을 봐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6자회담’이 필요하다고 얘길했다”면서 “비핵화를 전제로 해야 회담이 열린다고 한다면, 그 순서가 바뀐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성김 대사는 “비핵화를 위한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보장 없이 서둘러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아주 조심스런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이에 다시 “존 F.케네디 대통령이 했던 말 중 굉장히 좋아하는 말이 있는데 ‘우리가 두려움 때문에 타협하지는 않지만, 타협하기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라며 “지금 한반도 상황은 케네디 대통령의 이 말을 다시 한 번 음미해볼만한 상황이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각자의 주장을 계속해서 고수한 셈이다.

한편, 비공개 면담에서 김 대표는 성김 대사에게 미국이 한반도 문제를 중요 의제로 놓고 논의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김 대표가 “한반도의 문제가 미국 정부의 ‘후순위’로 밀린 것은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고 언급했고, 이에 성김 대사가 “한반도 문제는 워싱턴 최고위급 회의로 자주 이뤄진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조소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