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행 자격’ 도르트문트…레알 마드리드 침몰
1~2차전 합계 4-3으로 결승행 확정
화끈한 공격+끈끈한 조직력 인상적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해 분데스리가 챔피언 도르트문트가 1일(이하 한국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2-13 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와의 4강 2차전에서 0-2로 패했지만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1차전에서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의 맹활약에 힘입어 4-1 대승을 거뒀던 도르트문트는 1~2차전 합계 4-3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꺾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도르트문트는 지난 1996-97시즌 우승 후 16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
이날 홈팀 레알 마드리드는 3골 차를 따라잡기 위해 경기 초반부터 작정한 듯 공격 일변도로 나섰다. 곤잘로 이과인이 최전방 원톱으로 출격한 가운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메수트 외질-앙헬 디마리아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루카 모드리치와 사비 알론소가 뒤를 받쳤다.
이에 맞선 도르트문트는 당연히 수비적으로 나섰다. 레반도프스키를 최전방에 배치한 도르트문트는 수비적인 형태의 4-5-1 포메이션으로 중원 압박에 무게를 뒀다.
전반 20분까지는 레알 마드리드가 주도권을 움켜쥔 채 도르트문트의 골문을 두들겼다. 하지만 촘촘하게 둘러싸인 도르트문트의 수비벽은 빈틈이 없었고, 상대의 날카로운 패스를 번번이 차단하며 힘을 빼놓았다.
그러자 먼저 지친 쪽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중앙에서 양쪽 사이드로 패스를 연결하는 부채꼴 모양의 공격 전술은 물론 후방에서 한 번에 길게 올려주는 크로스도 전혀 통하지 않자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들은 적지 않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도르트문트의 끈끈한 조직력은 대인마크 대신 철저한 지역 방에 이은 공간 차단으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 시켰고, 틈틈이 오프사이드 함정을 파놓아 허탈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는 이탈리아 축구를 대변하는 ‘빗장수비’를 떠올리게 할 만한 장면이었다. 실제로 도르트문트의 포백라인은 일정한 라인과 간격을 유지하는 대신 변화무쌍한 움직임으로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들의 혼란을 야기했다.
중앙 수비수였던 네벤 수보티치는 다른 수비수들보다 한 발 더 내려와 사실상 스위퍼 역할을 담당했고, 양쪽 풀백이었던 루카쉬 피스첵과 마르셀 슈멜처은 오히려 전진해 상대 윙어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는 볼 점유율에서 65%-35%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패스의 질이 형편없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81%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했지만 전방 패스 성공률이 66%에 불과했다. 이는 곧 레알 마드리드의 최고 무기였던 호날두의 움직임을 둔화시킨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당초 도르트문트 이번 4강에 오른 팀들 가운데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차전에서 화끈한 공격으로 승리를 따내더니, 2차전에서는 숨 막힐 듯한 수비력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추격을 뿌리치는데 성공했다. 조직력이 만들어낸 도르트문트의 결승행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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