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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급' 추신수·이대호…신선한 배트의 감동


입력 2013.04.25 10:05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MLB 전체 출루율, 퍼시픽리그 타율 1위

투수들 한류 넘어 타자로서 새로운 지평

추신수

1990년대 한국 야구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시작된 야구 한류는 대부분 투수들이 주도했다.

메이저리거 1세대 박찬호, 김병현을 비롯해 일본 무대를 호령한 선동열 등 한국보다 더 큰 무대에서 성공신화를 쓴 선수들은 모두 투수들이었다.

이종범, 이승엽, 최희섭 등 타자들도 연이어 해외무대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꾸준히 성공한 경우는 극히 적었다. 한두 시즌 맹활약한 타자들도 한국에서만큼 꾸준하게 정착하지는 못했다. 여전히 투수들에 비하면 한국 타자들은 해외에서 성공확률이 낮다는 게 보편적 인식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한국야구는 해외무대를 누비는 두 명의 걸출한 ´82년생 동갑내기´ 타자들 활약으로 고무되어있다. ´추추트레인´ 추신수(31·신시내티)가 거포들의 본고장인 메이저리그를 호령하고 있고, ´거인´ 이대호(31·오릭스)는 한국 타자들의 무덤으로 불리던 일본야구에서 2년차 징크스가 무색하게 성공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보다 야구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과 일본에서 두 명의 한국인 타자들이 쓰고 있는 성공 신화는 이전 투수들의 도전과는 또 다른 의미로 감동을 선사한다. 추신수와 이대호 활약은 “시즌 초반 단순히 한국인 선수로서 잘한다”는 차원을 넘어 리그에서도 MVP급으로 분류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오릭스 부동의 4번 타자로 꼽히는 이대호는 팀이 치른 21경기 모두 4번타자로 선발출장, 타율 0.390 3홈런 15타점 13득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퍼시픽리그 1위이자 리그 전체 2위, 홈런과 타점은 공동 6위. 특히, 최근 7경기 연속 안타 행진 속에 멀티 히트도 벌써 10차례나 기록했다.

이대호 이전에 일본야구에 도전한 이종범, 이승엽, 이병규, 김태균 등 한국무대를 평정한 타자들도 일본 진출 이후에는 하나같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대의 진을 빼는 ´현미경 야구´, 철저히 성적 위주로 사람을 평가하는 일본 문화 특유의 견제와 차별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이대호에게는 이런 공식도 예외다. 일본 무대 데뷔 첫해이던 퍼시픽리그 타점왕을 차지한데 이어 올해는 더 빠른 초반 타격 페이스로 2년차 징크스라는 단어를 무색케 한다. 특유의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상대가 자신을 분석하는 이상으로 상대를 연구하는 것은 물론 동료들과도 허물없이 지내는 친화력 역시 용병의 한계를 넘어서는 이대호의 적응력을 보여준다.

추신수 역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09년과 2010년 2시즌 연속 3할 타율과 20-20을 기록했던 추신수는 신시내티로 이적한 첫 시즌 톱타자로 완벽하게 변신, 당시의 활약을 뛰어넘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 2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타율 0.387로 내셔널리그 타율 2위, 최다안타 1위에 올라섰다. 특히, 0.535에 육박하는 경이적인 출루율은 전체 1위로 톱타자로서의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메이저리그에서 현재 5할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추신수가 유일하다. 불안요소로 지적되던 중견수 수비로 경기를 거듭하며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추신수와 이대호의 활약은 곧 한국야구의 발전된 수준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탁월한 선구안과 승부근성을 바탕으로 타자로서 모든 재능을 겸비한 선수들로 평가받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공수주를 아우르는 5툴 플레이어로 평가받는 추신수, 국내무대 타격 7관왕의 경력을 자랑하며 거포와 교타자의 재능을 겸비한 이대호는 이제껏 한국인 타자들의 한계를 뛰어넘는 특별한 존재들이다. 미국과 일본야구에서 이들의 성공신화가 또 무엇을 쓸 것인지 주목할 만하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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