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발화해 경북 5개 시·군을 휩쓴 산불로 인해 60대 이상 고령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가운데, 80대 노부부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5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1리에 거주하던 80대 노부부가 산불 대피 중 변을 당했다. 이들 부부는 발견 당시 남편 이 모(90) 씨와 아내 권 모(87) 씨가 집 대문 앞에서 부둥켜안은 채 숨져 있었다.
아들 이모(60)씨는 2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5일 밤 불이 나자 부모님이 대피하려고 문밖을 나섰는데 어머님이 넘어지자 아버님이 일으켜 세우다가 연기에 질식사하신 거로 보인다"라며 "부모님이 꼭 부둥켜안은 채로 돌아가셨다"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부부는 25일 오후 8시 40분쯤 조카와 마지막 통화를 나눈 뒤 연락이 두절됐다.
이 씨는 "당연히 대피하셨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싸늘한 주검으로 만나다니"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경북 안동에서도 80대 노부부가 함께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26일 오후 안동 임하면 임하리 불탄 주택에서 80대 노부부로 추정되는 사람의 뼛조각이 발견됐다.
이 주택은 80대 노부부가 살던 곳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장에서 발견된 뼛조각을 감식해 신원을 확인 중이다.
한편 이번 산불 사망자 중 26명은 60대 이상 고령자였다.
연령대별로는 80대가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 9명, 70대 3명, 90대 2명, 50대 1명, 30대 1명 순이었다. 불에 탄 잔해 속에서 추가 희생자가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휴대전화엔 읽지 않은 재난문자가 수백 통씩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