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22조, 역대 최고치
이자이익 60조 육박…증가율 크게 둔화
순이자마진 1.57%, 전년 대비 0.08%p 감소
"불확실성에 리스크 확대 우려, 이자이익 감소 가능성도 높아"
지난해 국내은행들이 2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수익성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순이자마진(NIM)이 점차 줄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가 강화되면서 은행의 이자이익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국내은행 영업실적'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22조4000억원으로 전년(21조2000억원) 대비 1조2000억원(5.5%) 늘었다.
주가연계증권(ELS) 배상비용 1조4000억원 등에 따른 영업외손실 확대에도 불구하고, 대손비용이 3조1000억원 줄어들며 순이익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은행별로 보면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3조원으로 전년 대비 9000억원 늘었다.
지방은행은 1조3000억원으로 2000억원 증가했으며,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6000억원으로 4000억원 늘었다. 인터넷은행 순익이 지방은행의 절반 수준으로 올라왔다.
이자이익은 59조3000억원으로 60조원에 이르렀다. 이자수익자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59조2000억원 대비 1000억원 늘었다.
이자이익 증가율은 0.2%(1000억원)로 전년(5.8%) 대비 크게 둔화했다.
비이자이익은 6조원으로 전년(5조8000억원) 대비 2000억원(2.9%)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매매이익 등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전년(5조원) 대비 8000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7조4000억원으로 전년(26조5000억원) 대비 9000억원(3.2%) 확대됐다. 인건비(16조5000억원)와 물건비(10조9000억원)가 전년 대비 6000억원, 2000억원 각각 늘었다.
대손비용은 6조9000억원으로 전년(10조원) 대비 3조1000억원(30.9%) 감소했다. 2023년 중 대손충당금 산정 방식 개선 등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한 기조효과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처럼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에도 수익성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1.57%로 0.08%포인트(p) 감소했다. 순이자마진은 2022년 4분기를 고점으로 축소되는 추세다.
아울러 국내 은행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8%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80%로 전년(7.88%) 대비 0.08%p 하락했다.
이날 금감원 관계자도 "국내은행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이자이익 증가세는 2023년에 이어 지속 둔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미국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취약부문 중심의 신용리스크 확대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며 "은행이 위기 확대시에도 본연의 자금중개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실적 흐름이 좋게 유지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향후 경제 전망에 따라 불안정하긴 마찬가지"라며 "한국은행이 제시하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1%대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만큼 은행들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 속 금리를 조정하는 데 있어서도 제한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국내외 불확실한 경제상황에 은행권도 보수적으로 위기 관리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