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P, 2019~2023년까지 재무제표 일부 정정
분식회계 논란된 게임콘텐츠 광고 매출 인식법
총액→순액 변경…선대응으로 리스크 최소화
국세청도 활동 스트리머 세무조사…부담 가중
분식회계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는 SOOP이 논란이 된 사업의 매출 인식법을 총액에서 순액으로 변경했다. 금융감독원에 더해 국세청도 SOOP에서 활동 중인 스트리머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전방위적 규제 강도가 높아지자 선제적 조치를 통해 사법 리스크를 빠르게 해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OOP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2019년부터 2023년까지의 재무제표 일부 정정에 따른 수정의 건을 승인했다. 게임콘텐츠 광고에 대한 인식을 총액에서 순액으로 변경한 것이다.
이번 정정공시에 따라 전체 매출은 ▲2020년 1678억원→1676억원 ▲2021년 2723억원→2605억원 ▲2022년 3150억원→2890억원 ▲2023년 3476억원→344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매출에 대한 회계처리만 바꾼 것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는 영향이 없다.
SOOP 측은 "게임콘텐츠 광고의 경우 순액으로 인식하는 것이 거래 실질과 기업회계기준서 제1115호에 좀 더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돼 총액에서 순액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를 두고 SOOP은 금융감독원의 감리가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며, 이와 별개로 자율적인 판단에 의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와 전혀 무관치는 않다고 보고 있다. 분식회계 논란을 둔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이를 빠르게 마무리하고자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앞서 지난달 초 금융감독원은 게임콘텐츠 광고 매출 부풀리기 혐의로 SOOP에 대한 감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SOOP이 게임콘텐츠 광고 매출을 회계 처리하는 과정에서 스트리머에게 지급하는 광고비까지 매출에 포함해 처리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SOOP은 게임 콘텐츠 광고 매출액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3~4%에 불과하고, 이미 상장사라 매출을 부풀릴 동기가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감리 결과와 별개로 분식회계 의혹 그 자체가 기업가치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점도 SOOP의 회계처리법 조치에 영향을 준 것으로 읽힌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OOP에 대한 매도 의견의 리포트를 내고 "SOOP이 매출을 과대 계상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금감원에서 회계감리를 진행 중"이라며 "대외적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과거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세청은 SOOP에서 엑셀방송을 운영하는 스트리머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엑셀방송은 스트리머들이 시청자 후원에 따라 선정적 행위를 하고, 스트리머별 후원금 수위를 문서 형태로 실시간 표출해 경쟁을 부추기는 방송을 말한다. 해당 스트리머는 시청자 후원금으로 고소득을 올리면서 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세금을 탈루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 스트리머는 2023년 한 해 별풍선으로만 200억원을 실수령했다고 알려졌다.
플랫폼 자체에 대한 조사는 아니지만 엑셀방송에서 발생하는 별풍선 등 기부경제 매출이 SOOP 전체 매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플랫폼 운영자로서 이를 방관했다는 비판도 피하기는 어렵다.
신사업 추진과 관련해서도 발빠른 사법 리스크 해소가 요구된다. 올해 SOOP은 서수길 대표와 최영우 CSO(최고운영책임자) 체제 하에서 해외 스트리밍 시장 진출에 공들이고 있다. 한국 스트리머 방송을 해외로 송출하고 현지 스트리머와 콘텐츠를 발굴하는 두 전략을 투트랙으로 운영해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에 따른 대외적 불확실성과 선반영된 해외 진출 기대감의 하락이 맞물리며 주가도 고전하고 있다. SOOP 주가는 지난달 6일 종가 기준으로 12만7900원까지 올랐다가 8만3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SOOP은 코스피시장에서 전날보다 0.48% 오른 8만4000원으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