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25년 3월 경제동향 발표
건설업 부진, 수출 여건 악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는데 더해 수출 증가세 마저 축소되고 있어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KDI는 10일 발표한 ‘2025년 3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올초부터 경제동향을 통해 경기 하방 위험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월 전산업생산은 건설업 부진과 설 연휴, 임시공휴일 등 조업일수 감소(4.0일)로 3.5% 줄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20.8%)의 높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전자부품(-1.6%), 기계장비(-7.5%) 등을 중심으로 일시적 감소를 기록해 4.1% 줄었다.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건설업생산(-27.3%)은 작년 1월 마무리공사 집중으로 생산이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얼어붙었던 소비심리는 일부 완화되는 정도에 그쳤다. 지난 1월 소매판매는 설 명절 등의 일시적 요인으로 보합세를 보였으나 고금리 기조 및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면서다.
소매판매 중 음식료품(13.0%)이 설 명절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통신기기·컴퓨터(-23.4%), 가전제품(-11.9%) 등 내구재(-10.7%)는 대폭 감소했다.
KDI는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도 0.6% 감소하면서 상품소비의 부진을 시사했다. 서비스 소비도 설 명절 등의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업 등 주요 업종에서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3.3%), 교육서비스업(-1.7%),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0.4%) 등 소비와 밀접한 주요 서비스업의 생산이 감소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중심의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1월 설비투자는 조업일수 축소 등 일시적 요인으로 3.1% 감소했다.
운송장비(14.2%)는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기계류(-7.9%)는 반도체제조용장비(-2.9%)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KDI는 “1월 설비투자 감소는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통상 갈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향후 설비투자 여건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수출에 파급되면서 국내 투자에도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건설기성 감소세가 커진 가운데 선행지표의 개선세도 약화되며 건설투자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월 건설기성(-27.3%)은 건축과 토목 모두에서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크게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둔화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건축착공면적(-32.6%)의 감소세가 지속된 가운데 건설수주(-25.1%)도 전월에 이어 대폭 줄었다.
수출은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의 증가세가 조정되면서 이를 제외한 품목의 감소세가 지속됐다. 특히 국가별로는 일평균 기준으로 범용 반도체 비중이 높은 대중국 수출이 8.2% 감소했고, 대미국 수출도 통상정책 불확실성의 확대와 일반기계(-24.6%)를 중심으로 감소해 5.9% 줄었다.
수입(0.2%)은 주요 에너지자원(-18.1%)이 감소했으나 이를 제외한 품목(7.5%)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KDI는 “대외 여건이 악화되며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졌다”며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는 지난해 말 정국 불안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통상 갈등이 심화되면서 세계무역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