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모두의Q 출범식 격려사
"비 맞은 장작처럼 불 붙지 않고 있어"
"아고라 살려 직접민주주의 작동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이 나라를 희망스럽게 이끌어갈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가진 국민들을 향해 "노력하겠다"고 읍소했다. 민주당의 수권능력이 국민들의 의심을 사게 된 이유로는 이른바 '촛불혁명' 이후에 들어섰던 문재인정권 때의 미진함을 문제삼았다.
이재명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모두의질문Q 출범식에서 "국민들이 나서서, 싸워서 권력을 끌어내리면 그다음에 '당신들 민주당은 과연 이 나라 미래를 우리가 만족할 정도로 희망스럽게 끌어갈 수 있을까' 그 의심을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산하의 정책 소통 플랫폼인 모두의질문Q를 공개했다.
이재명 대표는 출범식에서 성남시장 시절의 경험을 소환했다. 그는 "명색이 시민이 주인인 성남, 시민이 행복한 성남, 이렇게 시정표를 만들었는데 시민들이 괴로워하면 되겠느냐"라며 "시장이 매년 연초에 연두(年頭)순시를 동별로 다닐 때, 시장이 언제 간담회에 오니까 아무나 와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라고 했더니 보통 한 개 동에 한 500명씩, 많게는 700명씩, 심하게는 1000명이 가까이 온다"고 했다.
이어 "여기에 이제 병행을 해서 하나 더 한 게 있다. 공무원들한테 민원을 많이 발견해오면 승진을 시켜주는 제도를 만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민원과 관련해) 안되면 안되는 이유를 다 설명해 줬다"며 "그래서 성남시에서는 민원이라고 하는 게 거의 없어져버렸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것은 사실 (조선 국왕) 정조한테 배운 것으로, 이분은 징을 들고 다니면서 징을 치면 내가 이야기를 들어주겠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모두의Q와 녹서)가 사회를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단언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계엄·탄핵 정국과 관련해 "빛의 혁명을 이뤄가는 중이고 이제는 그 빛이 촛불이 아니라 응원봉으로 영원히 꺼지지 않는 빛이 돼가고 있다"면서도 "분명히 불이 붙어야 되는데 이게 무슨 비 맞은 장작처럼 불이 붙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국민들이 민주당의 수권 능력에 대한 의심을 한다는 것에 대해선 이전 문재인정권 때의 경험 때문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촛불혁명 때 국민들이 한겨울에 아이들 손잡고 힘겹게 싸워서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렸는데 결과가 뭐냐. (국민들이) 그 후에 '나의 삶은 뭐가 바뀌었고 이 사회는 얼마나 변했나' 그 생각을 한다는 것"이라며 "'좋아진 게 없다.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 색깔만 바뀌었지 세상은 바뀌지 않았고, 내 삶도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의결이 되는 날 이 점을 사과드렸지 않느냐"라고 했다.
이어 "바꾸는 것 중에 하나가 광장의 에너지가 정치에 직접 반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고라를 다시 살려내야 한다"며 "국민이 직접 지배하는 나라로 최대한 바꿔야 한다. 직접민주주의가 작동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여의도에서 국회의원들 숫자 많은 쪽이 힘이 더 세고, 숫자 적은 쪽이 약하니까 맨날 둘이 싸워서 결판내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겠다"며 "국민의 에너지가 일상적으로 정치에 작동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 첫출발이 오늘의 이 질문이 아니겠나라는 생각이 든다"고도 말했다.
한편 민주당 모두의질문Q는 시민의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공론화한다는 취지로 오픈했다. 시민 누구나 평소 갖고 있던 문제의식을 질문에 담아 자유롭게 게시할 수 있고, 수집된 모든 질문들은 대한민국의 미래 지침서가 될 녹서에 담긴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1명씩 '질문Q레이터'라는 것을 배치하고, 질문을 경청하고 공론화해 입법으로 이끈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