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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까지 걸어가는 10분, 하루 중 가장 힘겨워"…꽁꽁 얼어붙은 서울 거리 [데일리안이 간다 124]


입력 2025.02.03 19:16 수정 2025.02.03 19:30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절기상 입춘인 3일, 최저기온 -12도 등 강추위 이어져…서울 동북권 한파경보 발효

시민들 "강원도도 이보단 덜 추울 것, 롱패딩 다시 꺼내야 할 듯…입춘이라는데 날씨 종잡을 수 없어"

실외 근무자 "갑작스럽게 추워져…직원들 패딩에 장갑, 목도리까지 두르는 등 완전 무장"

서울시, 한파 종합지원상황실 가동하고 24시간 비상근무 돌입…수도계량기 '동파 경계' 발령

절기상 입춘인 3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3일은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立春)이지만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최장 9일의 설 연휴를 마치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매서운 한파에 몹시 당황한 듯 패딩 모자를 힘껏 뒤집어쓰고 종종 걸음으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아침 최저기온은 -12~2도, 낮 최고기온은 -6~5도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7도이다. 또 이날 오후 9시를 기해 노원구, 성북구, 중랑구, 광진구, 동대문구, 도봉구, 강북구, 성동구 등 서울 동북권에 한파경보가 발효됐다. 서울 동남·서남·서북권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이번 주 내내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오는 4일 서울의 아침 기온은 영하 13도,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입춘은 7년 만에 가장 추운 입춘이다. 최근 10년 새 가장 추웠던 입춘은 전국 평균 기온이 -7.5도였던 지난 2018년으로 최저기온 -11도, 최고기온 -3.3도를 기록한 바 있다. 2018년 이후에는 최고기온은 모두 영상권이었고, 평균기온도 0도 내외였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앞 보행도로에 목도리와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추위를 뚫고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긴 연휴 끝에 이날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원도에서 설 명절을 보낸 뒤 10일 만에 출근에 나선 신모(33)씨는 데일리안에 "강원도도 이것보다 춥지는 않았던 것 같다. 입춘인데 이렇게 추운 게 말이 되냐"며 "추위가 끝난 줄 알고 본가에 롱패딩을 두고 왔는데 다시 가지러 가야 할 것 같다. 이번 주 내내 한파가 계속될 것이라고 하던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역 인근으로 출근한 권모(30)씨는 "연휴 전에는 날이 좀 풀리면서 봄이 오는가 싶더니 명절 기간에는 내내 폭설이 내렸다. 그리고 연휴를 마치고 처음 출근하는 날에는 또다시 추위가 찾아왔다"며 "입춘이라는데 도무지 날씨를 종잡을 수가 없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회사까지 걸어가는 10분이 하루 중 가장 힘겨운 시간"이라고 토로했다.


광화문역 인근 한 식당. 북엇국을 먹으려는 시민이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점심시간인 오후 1시쯤 광화문역 근처 식당에는 추운 날씨 탓에 따뜻한 국물을 찾는 직장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광화문역 인근 북엇국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온 직장인 정모(43)씨는 "감기 기운이 조금 있는 상태에서 날씨마저 갑자기 추워지다 보니 뜨끈한 국물이 생각났다. 따뜻한 식사 한 끼를 든든하게 하고 나오니 추위도 조금 견딜 만해진 것 같다"며 "이번 주 내내 춥다던데 조만간 또 뜨끈한 북엇국을 먹으러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실외 근무 중이던 경찰도 입춘에 찾아온 한파와 칼바람에 혀를 내둘렀다.


서울특별시청 현관 앞에서 근무 중인 청원경찰 심모(38)씨는 "1~2일 전만 하더라도 날씨가 이렇게 춥지 않았는데 오늘 갑작스럽게 너무 추워졌다. 오전부터 근무했는데 정말 춥더라"며 "시청으로 출근하는 직원들도 패딩에 장갑, 목도리까지 두르는 등 완전 무장을 하고 오셨더라"고 전했다.


3일 오후 서울특별시청 현관 앞에서 근무 중인 청원 경찰의 모습.ⓒ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서울시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파 종합지원상황실을 가동하고 24시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한파 종합지원상황실은 상황총괄반과 생활지원반, 에너지복구반, 의료방역반, 구조구급반으로 구성돼 기상 현황, 피해 발생 현황, 취약계층 및 취약 시설 보호 현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피해 발생 시 대응 등의 기능을 한다. 이와 함께 시는 더 매서운 한파가 예보된 4일 오전 9시부터 6일 오후 6시까지 수도계량기 '동파 경계' 단계를 발령할 예정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는 청사 내 조성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던 '한파 쉼터'는 한파특보 발효 기간에 24시간 개방하는 '한파 응급대피소'로 이번부터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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