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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영업익 2.9조 그쳐... "올 2분기 후 HBM 회복"(종합)


입력 2025.01.31 12:46 수정 2025.01.31 16:06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31일 2024년 4분기 실적 발표

DS부문 매출 30조, 영업 2.9조

범용 메모리·HBM 성적 부진 여파

"HBM 개선 모델로 2분기 반등"

ⓒ데일리안DB

삼성전자가 2024년 연간 매출 300조원을 돌파하며 2022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을 달성했으나 반도체 부문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냈다. 지난해 지속적으로 제기된 HBM(고대역폭메모리)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데다 중국 저가 메모리 물량 공세로 인해 범용 메모리 반도체가 부진을 겪으면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300조 8709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16.2% 증가했다고 31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이 300조원대를 기록한 건 2022년(302조 2314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98.34% 증가한 32조 7260억원이다. 4분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한 75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동기간 대비 129.9% 오른 6조4927억원이다.


반도체 담당 DS부문만 떼어놓고 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111조 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상당 증가했다. 그중 메모리 분야 매출이 84조5000억원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DS 부문 연간 영업익은 15조1000억원 상당으로 전년 대비 30% 오른 수치다. 다만 직전 4분기 영업익의 경우 시장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0조 1000억원이다.


업황이 바닥을 찍었던 전년도에 비해서는 나아진 실적이나 여전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반영 효과가 낮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며 실적 개선에 제동이 걸린 탓으로 읽힌다. 당초 증권가는 메모리 수요 약세에 따라 DS 부문 4분기 영업익을 3조원대로 낮춰 잡았으나 이보다도 낮은 성적을 올렸다.


메모리는 모바일 및 PC용 수요 약세가 지속하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인공지능(AI) 서버향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가 매출 성장을 일부 뒷받침했다. 삼성전자는 HBM, 서버용 고용량 DDR5 판매 확대로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해 4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기대치를 밑돈 영업익의 경우 "연구개발비 및 첨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Ramp-up) 비용 증가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메모리 수요 약세는 올해 1분기까지 쭉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측은 "모바일과 PC용은 1분기 이후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 온디바이스AI 탑재 신제품 출시와 함께 수요가 개선될 것이다. 서버도 업계 내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되는 만큼 지연됐던 고객사의 과제들이 실현되면서 고성능 및 고사양 위주 수요 회복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메모리 수요 회복은 2분기부터일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하락이 가파른 레거시 제품 비중은 많이 축소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측은 레거시 제품인 DDR4와 LPDDR4의 매출 비중을 지난해 기준 30% 초반에서 올해에는 한 자릿수 수준까지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거듭해 온 HBM 시장에서 반등의 움직임이 보인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HBM 사업이 본궤동 오르면 수익성이 확보되기에 이같은 전망은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기대를 낳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당사 4분기 HBM 매출이 1.9배 증가했다. 5세대 HBM3E 매출이 HBM3(4세대) 매출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또 "GPU(그래픽처리장치) 공급 상황에 따라 데이터센터 및 OEM 고객의 D램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변화가 예상된다"며 "(미국의) AI향 반도체 수출 통제로 인한 HBM 수요 변동성은 예상외로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회사는 지난해 3분기부터 HBM3E 8단, 12단을 양산 판매 중에 있다. 4분기에는 다수 GPU 공급사와 데이터센터 고객향으로 HBM3E 공급을 확대 중이다. 아울러 회사는 이번 컨퍼런스콜을 통해 HBM3E 개선 제품 공급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일부 고객사에 개선 제품을 1분기 말부터 양산 공급할 예정이고 가시적인 공급 증가는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박순철 삼성전자 신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주요 사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재 이슈는 점차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반드시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최근 삼성의 HBM과 관련해 "삼성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대응인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갑작스러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출현으로 인한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 약화, 그로 인한 HBM 사업의 하락세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서는 "현재 제한된 정보로 판단하긴 이르나 시장 내 장기적 기회 요인과 단기적 위험요인이 공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들어가는 HBM을 여러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는 것이 삼성 측의 입장이다.


메모리 사업부 이외에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를 포함하는 비메모리 부문의 경우 모바일 수요 약세에 따른 가동률 하락과 연구개발비 증가 등으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파운드리의 경우 현재 2나노 GAA 공정에서 디자인 키트를 고객사에 배포해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4나노 공정은 수율 안정화를 바탕으로 고성능컴퓨팅(HPC)용 제품을 양산했다"고 밝혔다.


DS부문 내에서의 세부적인 사업 실적은 공개되지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사업부가 5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반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가 2조 원이 넘는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한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부진한 반도체 성적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비와 시설 투자 등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준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4분기 연구개발비는 10조3000억 원으로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35조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시설투자액도 직전 분기 대비 5조4000억 원 증가한 17조8000억 원으로 이 중 반도체에 16조 원을 투입했다. 올해도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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