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최장 9일 황금연휴 가능…서울역·용산역엔 귀성객 '북적'
자녀와 고향 내려가는 시민 "아이들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차 타…설레서 잠 못 자더라"
취소 표 찾는 시민 모습도…"4시 표 예매했는데 빨리 고향 가려고 앞 시간대 표 알아봐"
"간호사라 설날 당일엔 근무…비교적 덜 붐빌 때 고향 다녀 올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
본격적인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 서울역과 용산역 등지에는 일찌감치 고향을 찾으려는 귀성객들로 붐볐다. 특히, 이번 설 연휴는 대체공휴일 1일과 자체적인 연차 1일 등을 사용하면 '최장 9일'에 달하는 황금연휴를 누릴 수 있는 만큼 여유로운 마음으로 고향을 향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데일리안은 이날 오전 11시쯤 서울역과 용산역을 찾았다. 평일 오전 시간대였지만 벌써 역사 안에는 고향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모인 사람들도 북적였다. 자녀와 손잡고 승강장으로 항하는 가족, 명절에 맞춰 휴가를 나온 군인 등 귀성객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이번 설 연휴는 이달 25일부터 최대 다음 달 2일까지 총 9일간 이어지는 긴 연휴인 만큼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5살, 7살 자녀를 둔 정미영(42)씨는 "작년만 해도 기차에서 아이가 울거나 보챌까 봐 자가용을 타고 고향에 내려갔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기차를 타보기로 했다. 조금 걱정되긴 한다"며 "그런데 아이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차를 타는 거다 보니 어제부터 설렌다며 잠을 못 자더라. 아마 기차 타면 바로 곯아떨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고향이 대구라는 신동혁(33)씨는 "원래 수서역에서 SRT(수서고속철도)를 타고 가면 좀 더 빠른데 예매를 못 했다. 그래서 급하게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를 예매했다"며 "설 연휴가 시작되다 보니 이마저도 매진 직전에 겨우 구했다. 간만에 고향에 내려가는데 아무 생각 없이 푹 쉬다 올 생각"이라고 했다.
서울역 대합실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기차표를 확인하던 최윤진(30)씨는 "남원으로 가는 오후 4시 30분 기차를 예매했는데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해 생각보다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마냥 기다리는 것보단 앞에 시간대 기차에서 취소 표가 나오는 것을 예매하려고 계속 열차 조회를 해보고 있었다"며 "오후 2시 10분 열차 예매를 하는 게 내 목표다. 한 시간이라도 빨리 고향 집에 가서 쉬고 싶다"고 말했다.
업무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설날 당일에는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없어 미리 고향을 찾는 시민들도 있었다.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이라는 김다정(31)씨는 "간호사 근무 특성상 연휴라고 해서 다 쉴 수 없다. 올해는 아쉽게도 설날 당일에는 출근하게 됐다"며 "그래도 사람이 덜 붐빌 때 고향에 내려갔다가 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 많이 먹고 오겠다"고 했다.
신병 휴가를 나왔다는 군인 안모(22) 일병은 "입대 후 처음으로 본가에 내려간다. 휴가 기간이 짧아 설날 당일에는 가족과 함께 못 있지만 그래도 연휴에 맞춰서 식구들 얼굴을 볼 수 있어 기쁘다"며 "첫 휴가인 만큼 고향에서 친구들과 술 마시면서 놀고 늦잠도 자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상행선 열차 예매율은 65.1%, 하행선 열차 예매율은 83.2%다. 하행선 노선별로는 경부선이 89.7%로 가장 높은 예매율을 보였고 강릉선 85.3%, 호남선 84.6%, 전라선 81.1%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