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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줄면 어때…현대차‧기아, 작년 가이던스 초과달성 유력


입력 2025.01.14 10:42 수정 2025.01.14 10:45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현대차 매출 173조‧영업익 15조, 기아 매출 107조‧영업익 13조 예상

두 회사 모두 가이던스 상회…합산 매출 280조‧영업익 28조 "역대 최대"

판매믹스 개선‧하이브리드 효과 힘입어 '만원 팔아 천원 버는 구조' 구축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사옥 전경. ⓒ데일리안 DB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실적에서 연초 제시했던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를 초과할 것이 유력시된다.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자동차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소폭 줄면서 10년 연속 목표달성에 실패했지만, 고부가‧친환경 차종 중심 판매믹스 개선으로 수익성을 챙기며 ‘만원어치 팔면 천원 버는’ 구조를 만들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72조8011억원과 영업이익 15조84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매출은 6.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0.3% 감소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8.7%로 계산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초 ‘매출액 4.0~5.0% 성장, 영업이익률 8.0~9.0%’를 가이던스로 제시한 바 있다. 회사측이 연초에 제시하는 가이던스는 이후의 변수가 반영되지 않은 ‘목표치’에 가깝지만 실적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 증권사들이 내놓은 컨센서스는 실제 실적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컨센서스대로라면 현대차는 지난해 가이던스 대비 매출액은 초과 달성했고, 영업이익률도 가이던스 범위 내에 넣었다.


기아의 실적 컨선세스는 좀 더 고무적이다. 기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07조1507억원, 영업이익은 12조9830억원일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정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4%, 영업이익은 11.8% 각각 증가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12.1%에 달한다.


이는 기아가 지난해 초 가이던스로 제시한 매출액 101조1000억원, 영업이익 12조원, 영업이익률 11.9%를 모두 초과한다. 기아가 연간 매출액 100조원을 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고, 12%대 영업이익률은 자동차 업계에서는 경이적인 수치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액은 279조9518억원으로 280조에 육박한다. 합산 영업이익은 28조675억원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이자 사상 첫 매출 280조원, 영업이익 28조원 시대 개막이 유력해진 것이다.



현대차‧기아의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종들. ⓒ현대차‧기아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판매량 측면에서는 좋은 숫자를 보여주지 못했다. 현대차는 414만1791대, 기아는 308만9457대로 양사 도합 723만1338대를 지난해 판매했다. 기아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현대차는 7만대정도 판매가 줄면서 두 회사의 합산 판매량은 2023년(730만2451대) 대비 0.9% 감소했다.


지난해 초 제시한 연간 판매목표 744만대와 비교하면 20만대 이상 미달했다. 2015년부터 무려 10년 연속 판매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처럼 판매량에서는 정체, 혹은 소폭의 역성장을 보였음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는 것은, 대당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고부가‧친환경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믹스가 개선되고, 브랜드 파워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제값 받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세단‧해치백보다 수익성이 좋은 SUV 판매 비중을 매년 꾸준히 높이고 있다. 각종 첨단 편의‧안전사양이 보편적으로 많이 장착되는 추세도 ASP 상승에 기여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맞물려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도 다양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춘 현대차‧기아에게는 호재가 됐다. 하이브리드차는 과거엔 기술적 한계나 규모의 경제 미실현으로 수익성이 좋지 못한 차종이었으나 지금은 대표적인 고수익 차종이 됐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악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 시장에서의 불확실성 증대 등 악재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이같은 점을 감안해 판매목표는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경영실적 가이던스는 긍정적 모멘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라인업을 모두 다양하게 구축해 시장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채비를 갖췄다는 점이 현대차‧기아의 긍정적 경영실적을 예상케 하는 가장 큰 배경이다.


여기에 올해 출시가 예정된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대형 전기 SUV EV 9, 기아의 픽업트럭 타스만 등이 모두 판매단가가 높은 차종이라는 점에서 두 회사의 수익성을 끌어올려줄 기대주로 꼽힌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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