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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혁신·상품 차별화” 대형마트가 먹거리에 올인하는 이유는


입력 2024.12.16 07:12 수정 2024.12.16 07:12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대량 매입, 산지 직송 등 이커머스 대비 가격‧신선도 앞서

동반 구매 비중 높고 집객 효과도 탁월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라이브의 수산 코너의 ‘생생회관 라이브’ 매대 앞에서 참치 해체쇼가 진행되고 있다.ⓒ홈플러스

대형마트가 ‘먹거리’ 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대비 가장 확실하게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분야인 데다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집객 효과가 탁월하다는 판단에서다.


마트 3사는 ‘푸드’에 방점을 둔 신 매장 도입에 속도를 내는 한편 자체 상품 확대를 통해 가격과 차별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이마트

이마트는 최근 1년 내내 식료품을 20~50% 상시 저렴하게 판매하는 ‘그로서리 하드 디스카운트 매장’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앞서 문을 연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이 장보기를 넘어 휴식-체험-쇼핑이 어우러진 지역 밀착형 쇼핑몰로 거듭난 공간 혁신이었다면, 지난 13일 문을 연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은 식료품을 상시 저가로 판매해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는데 집중했다.


이마트는 앞으로도 압도적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는 ‘가격 혁신’과 장보기를 넘어 체험으로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 ‘공간 혁신’ 2개의 축으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은 테넌트와 행사장을 제외한 직영 면적의 86%를 그로서리 상품으로만 구성했다.


알디(Aldi) 등 글로벌 유통채널들이 PB 상품을 중심으로 초저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면, 이마트 푸드마켓은 신선식품을 특화 시킨 모델로 차별화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육류, 채소 등 신선식품은 포장 중량을 줄여 늘어나는 1인 가구 수요 공략과 동시에 고객이 언제든 부담없이 찾을 수 있도록 했고 참기름, 고추장, 참치, 우유, 와인 등 주요 가공 식품은 주기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지역 내 최저가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장 운영비도 최소화하는 등 오로지 가격 투자에만 집중해 고객들이 깜짝 놀랄만한 압도적 가격에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고객 관점에서의 가격 혁신을 추구해 장바구니 물가 걱정을 최대한 덜어드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 기존 메가 푸드 마켓에서 한층 진화한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를 선보였다.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을 극대화한 '현장 콘텐츠형' 식품 전문매장을 표방하는 이 곳은 일반적인 구매에서 벗어나 ‘보고’, ‘맛보고’, ‘맡고’, ‘듣고’, ‘즐기는’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는데 집중했다.


수산 매장에서는 고객의 주문에 따라 전문가가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오더메이드(Order made)' 서비스를 도입했고 축산에서는 고객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 돈육을 벌크 형식으로 진열해 손질 형식과 중량을 용도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롯데마트

롯데마트는 작년 12월28일 식료품 전문 매장 컨셉의 그랑 그로서리로 처음 선보였다.


대형마트 최초로 식품과 비식품 매장의 비중을 9대1로 구성하는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식품 매장은 롯데마트 최대 규모의 간편식과 즉석 조리식 매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팜, 건식 숙성육 특화존, 건강 상품 특화존 등 차별화 콘텐츠로 꾸렸다. 반면, 비식품 매장은 대폭 축소해 생필품 중 고객의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만 엄선해 구성했다.


그랑 그로서리 1호점인 은평점의 경우 오픈 이후 6주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방문 고객 수는 약 15%, 매출은 약 10% 가량 늘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달 21일에는 롯데슈퍼 도곡점을 그랑 그로서리로 리뉴얼해 선보였다. 대형마트에 이어 SSM(기업형 슈퍼마켓)에도 이 같은 컨셉을 도입한 것은 롯데가 처음이다.


푸드 카테고리, 마트가 가진 최대 경쟁력


대형마트가 연이어 먹거리 사업에 사활을 거는 것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온라인 장보기 시장이 급성장 하면서 현재는 전체 유통산업 중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을 정도다.


업계는 이커머스 대비 가장 경쟁력이 앞서는 신선식품 등 먹거리 시장을 앞세워 고객들을 다시 매장으로 끌어모으겠다는 각오다.


침체가 장기화해도 패션, 뷰티 등 다른 품목과 다르게 식품은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데다 주류, 생필품 등 다른 상품과 동반 구입 비중이 높고 집객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량 매입과 산지 직거래를 통해 이커머스 대비 신선도는 높이고 가격 경쟁력은 앞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통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산품이나 가공식품에 비해 신선식품이나 델리 카테고리는 여전히 고객들이 직접 보고 구매하는 비중이 높은 품목”이라며 “이커머스 공세에도 대형마트가 가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량 매입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와 직접 소싱, 자체 상품 등 차별화 전략을 통해 매장 집객을 늘리고, 고객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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