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에 소송 걸었던 美 SEC 게리 겐슬러 사임 예고 후 상승세
업비트·빗썸 등 한국서 거래량 대부분 발생...해외 견인
일각 "내년 3월 신고가 갈 것" 강세 전망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사임을 예고하자 리플(XRP)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22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 오후 3시12분 기준 리플은 전날보다 27.03% 상승한 1.41달러(업비트 기준 1973원)에 거래되고 있다. 리플이 2000원 가까운 가격을 형성한 것은 지난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리플은 겐슬러 위원장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SEC는 성명을 통해 "겐슬러 위원장이 내년 1월 20일(현지시간) 사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플은 2020년 12월부터 SEC와 법적 분쟁을 벌여왔다. SEC는 리플이 과거 XRP를 발행해 판매한 것을 미등록 증권 공모로 해석하며 10억 달러 벌금을 부과했지만, 리플은 이에 반발해 법원에 항소했다. 미국 법원은 지난해 7월 개인에게 판매된 물량은 증권성이 없다는 취지로 리플에 일부 승소 판결했지만, 사실상 소송을 주도한 겐슬러 위원장의 사임으로 증권성 시비라는 악재 자체가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리플의 상승세는 한국 투자자들이 주도한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 20일 "업비트의 리플 거래량이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을 제치고 글로벌 선두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업비트의 경우 리플 거래량은 도지코인(DOGE) 거래량과 함께 전체 가상자산 거래량의 30%를 차지했고, 빗썸에서는 두 가상자산 거래량 비중이 20%에 달했다.
해외에서도 리플의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구글 트렌드(Google Trends) 데이터에 따르면, 리플의 티커(알파벳 식별문자) 'XRP' 검색지수는 지난 18일 100으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구글 트렌드 검색지수는 가격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지표다.
이날 리플이 2000원에 육박하는 상승을 보여주기 전 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는 지속적인 물량 출금이 나타나기도 했다.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이 빠져나가는 경우 잠재적인 매도 압력이 해소된 것으로 해석한다. 국내 블록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 데이터에 따르면, 리플은 2023년 이후 바이낸스에서 출금이 지속적으로 관측됐으며 지난 10월에는 역대 최대 규모 출금이 발생했다.
지속적인 가격 상승세에 긍정적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해외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미키불(Mikybull)은 오는 2025년 3월까지 리플이 급등해 신고가를 달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리플이 업계 6위 규모 시가총액을 보유한 만큼 여타 신생 밈코인으로 자금이 이탈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