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설에 휩싸였던 신태용 감독이 대이변을 이끌고 포효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6차전에서 사우디에 2-0 승리했다.
말 그대로 대이변이다. 인도네시아는 피파랭킹 130위다. 전날 한국과 무승부를 기록한 팔레스타인 보다 아래 있는 팀이다. 반면 사우디는 아시아 축구에서 강호로 분류됐던 팀으로 피파랭킹 59위다. 이전에 비해 명성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인도네시아에 질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인도네시아는 유효슈팅(6-3)에서 앞섰고, 결정적인 찬스에서 ‘에이스’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이 멀티골(전반 32분, 후반 12분)을 터뜨려 완승을 거뒀다. 후반 44분 수비수 허브너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지만 무실점 승리로 경기를 마쳤다.
최근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했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경질한 사우디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고개를 숙였다.
인도네시아는 사우디와의 역대전적에서 2무11패로 절대 열세였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는 사우디를 상대로 1승1무를 거두는 반전을 일으켰다.
중국전(1-2)과 일본전(0-4)에서 연패하자 인도네시아 일각에서는 신태용 감독 경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우디전 완승으로 당분간 경질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사상 첫 월드컵 3차 예선에 진출한 인도네시아는 6경기 만에 첫 승리를 따냈고, 이제는 월드컵 본선 진출까지 노리게 됐다.
경기 전까지 조 꼴찌에 자리했던 인도네시아가 사우디를 잡는 반전을 일으키고 1승3무2패(승점6)를 기록해 C조 3위로 도약, C조는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같은 날 중국을 꺾은 선두 일본(승점16)은 월드컵 본선 직행을 사실상 확정했지만, 2위 호주(승점7)와 최하위 중국(승점6)의 승점 차는 고작 1. 승점6을 올린 팀이 무려 4개팀인데 인도네시아는 득실차-다득점에서 앞서 3위에 올랐다.
아시아 지역에 주어진 북중미월드컵 티켓은 8.5장. 직전 월드컵 4.5장에 비하며 두 배나 늘었다.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는 각 조 1~2위 자리에 오르지 못해도 3~4위에 자리하며 4차 예선을 통해 월드컵 진출을 꿈꿀 수 있다.